美 '더 디플로맷' 위성사진 공개
 

미국의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이 북한의 비밀 핵시설 중 하나로 지목돼 온 '강선(Kangson) 우라늄 농축 시설'로 추정되는 곳의 위성사진을 13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미들버리 국제학 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이 이끄는 팀이 2001년부터 올해까지 촬영된 해당 지역 일대의 위성사진 여러 장을 분석한 결과다. 미국 정부 소식통도 "해당 시설과 미 정보 당국이 '강선'으로 부르는 시설이 일치한다"고 확인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와 함께 더 디플로맷은 "미 정보 당국이 영변, 강선 외에 세 번째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도 탐지해 냈다"고 했다. 우라늄 농축 시설은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보다 훨씬 은폐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선'은 평양 인근 천리마 구역

더 디플로맷이 우라늄 농축 시설로 지목한 곳은 군수시설이 많은 평안남도 남포시 천리마 구역의 동쪽 끝에 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 '미 정보 당국이 강선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파악하고 있으며, 여기서 농축되는 핵무기급 우라늄이 영변 생산량의 2배'라고 보도했다. 이후 '강선'이 평양 남서쪽 대동강변에 있는 천리마 구역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로 이 장소가 공개 지목된 것은 처음이다.

이 시설은 평양~남포 간 고속도로에서 1㎞, 김일성 생가가 있는 평양 만경대 구역에서 5㎞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육불화우라늄 등을 반입하고, 열화우라늄 폐기물 등을 반출하기 위해 평양 교외의 교통이 편리한 곳에 이 시설을 건설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몇 년간 대형 차량과 트럭이 수시로 이곳을 드나들었고, 핵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이 북한핵무기연구소 등으로 반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북한의 핵심 미사일 건설 기지인 '태성기계공장'도 인근에 있다.

이 시설은 주변 1㎞가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진입로가 길어 보안이 삼엄한 것으로 관측됐다. 가운데에 폭 110m, 길이 50m 규모의 주 건물이 있다. 원심분리기 수천 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건물에서는 연중 열기가 감지됐다. 겨울에 찍힌 위성사진을 보면 주변 건물은 모두 흰 눈으로 덮여 있지만, 이 건물만은 항상 깨끗했다. 2003년 겨울에도 지붕에 덮인 눈이 없어, 2003년 가동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정일의 재임 기간 이곳에는 높은 첨탑과 벽화로 보이는 기념물이 세워졌는데, 주로 최고 지도자의 방문을 기념해 건설되는 종류였다. 하지만 천리마 구역의 주요 시설 중 김정일·김정은의 시찰 보도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것은 이곳뿐이다. 북한이 그만큼 공개를 꺼려온 것이다.

"2003년부터 가동 시작된 듯"

2001년까지 공터였던 이곳에서 처음 건물 건설이 포착된 것은 2002년 4월로, 이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작 시기와 일치한다. 북한은 1998~2002년쯤 파키스탄에서 우라늄 농축 기술과 원심분리기를 도입했고, 2002년 10월 처음 우라늄 농축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디플로맷은 "강선이 (영변에 앞선) 북한의 첫 주요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고 했다. 미국은 2007년부터 이 시설에 주목했지만, 2010년까지는 핵 시설로 의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와 관련한 보도에서 "상세한 (정보 당국의) 평가 내용은 (북한 내) 정보원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도를 자제한다"고 했었다. 휴민트를 통해 우라늄 농축 시설임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강선과 영변 등에서 농축되는 우라늄의 양이 매년 12% 정도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작년까지 북한의 핵물질 축적·증가분이 최소 60개의 핵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6/20180716003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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