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통일농구 南취재진에 질문… 김정은 '현지시찰 이유' 결국 불참
 

5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 농구 친선 경기가 이틀째 열렸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농구광인 김정은은 이번 경기 개최를 직접 제안하고 주도했다. 그런데 현지 시찰을 이유로 전날에 이어 이날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다.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양 고려호텔에서 우리 측 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 "지금 우리 국무위원장께서 지방 현지 지도 길에 계신다"며 "그래서 잘못하면 오늘 경기도 보시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명균·김영철 웃으며 악수 - 남북 통일농구대회 남측 단장으로 방북한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이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조명균·김영철 웃으며 악수 - 남북 통일농구대회 남측 단장으로 방북한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이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은 "국무위원장께서 어제 경기를 텔레비전을 통해 보시고 남측에서 온 여러분이 우리 국무위원장께서 몸소 발기하신 통일 농구 경기니까 혹여나 오시지 않겠나 기대 속에 있다는 말씀을 전해 들으셨다"며 "조명균 장관 등 여러 분이 오셨는데 저 보고 나가 만나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해서 이렇게 나왔다"고 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현지 지도 가능성도 있지만 6일 방북하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동 준비 때문에 경기 관람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조 장관이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오고 바쁘실 텐데 와주셔서 고맙다"고 하자 김영철은 "폼페이오 장관도 중요하지만 우리 조명균 선생도 중요하시니 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영철은 이어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북남 관계는 아마 참으로 좋은 길로 계속 뻗어나갈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7일부터 대전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 탁구대회와 다음 달 창원에서 개최되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북측 선수단의 참석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한탁구협회는 이날 "국제탁구연맹(ITTF)이 북한의 참가를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조 장관은 회동 후 "남북이 (대화에) 속도를 더 내고 구체적 성과를 내기 위한 고위급 회담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말했다.

한편 북측 인사들은 우리 취재진에게 "서울의 방값이 한 달에 얼마나 하느냐" "전기, 난방 이런 돈까지 합하면 한 달에 한 200달러쯤 내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 "몸살이 나셨다는데 많이 안 좋으신 거냐. 왜 그렇게 되신 거냐"고 묻기도 했다. 김영철을 수행한 북한 관리는 "남조선 남자들은 왜 그러냐"며 '미투(me too) 운동'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6/20180706003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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