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4일(현지 시각)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 시간표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20년까지 북한 비핵화를 완료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CNN과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북한 비핵화에) 시간표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2개월이든 6개월이든 우리는 두 정상(트럼프와 김정은)이 하기로 한 것을 이룰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속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폼페이오 장관의 취임 2개월을 맞아 진행된 것으로, 25일 공개됐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 협상을 계속 진행할 만큼 충분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지 끊임없이 재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핵폐기에 진정성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20년까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폼페이오 장관도 미·북 정상회담 다음 날인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안에 북한의 중대한 비핵화 조치를 보길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1년 1월 20일에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11월에 재선에 도전한다.

미·북 정상회담 전만 해도 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 전까지 북한에 핵폐기를 완료하라고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정상회담 합의문에 비핵화 시한과 구체적 폐기 대상이 담길 것이란 예상이었다. 그러나 합의문에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기초적 수준의 내용만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정상회담 공동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맨 왼쪽은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 맨 오른쪽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트럼프 트위터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2주가 지났지만 양측의 비핵화 후속 협상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후속 협상을 총괄하는 폼페이오 장관이 빠른 시일 안에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핵 시간표를 두지 않겠다고 한 발언은 24일 미 국방부 관리의 발언과도 엇갈린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이날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26~29일 한·중·일 순방에 앞서 기자들에게 “미국 정부는 북한 측에 정상회담 합의 이행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 생각을 말할 때 구체적 요구사항과 구체적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28일 송영무 국방장관과 만나 한·미 연합 훈련 중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정부의 한·미 연합 훈련 중단 결정에 대해서는 비핵화 협상 중 북한에 선의를 보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높은 수준의 워 게임(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선의의 협상 과정을 통해서만 생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두 대통령이 원한다고 말한 결과를 내놓을 능력이 없다면, 우리는 (연합 훈련을) 재평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12일 한·미 연합 훈련을 비싼 ‘워 게임(war games)’이라 부르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미는 19일 8월로 예정됐던 한·미 연합 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공식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소규모 훈련인 한·미 해병대 훈련(KMEP)도 무기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하반기로 예정된 한·미 해·공군 훈련과 특수부대 훈련도 모두 중단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26/20180626004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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