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美北정상회담]

'맥스선더' 5일 지났는데 별말 없다가, 돌연 "판문점 선언에 도전"
김정은, 文대통령엔 탈북자 품을듯 하더니… "천하의 인간쓰레기"
문정인 "송영무, B-52 훈련에 안 오도록 조치"… 국방부 강력 부인
 

북한은 16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한·미 연합 공중 훈련 '맥스선더'와 태영호 전 주(駐)영국 북한 공사의 국회 기자회견을 이유로 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맥스선더 훈련에 대해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라고 했고, 태 전 공사를 겨냥해 '천하의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했다.

◇한·미 훈련에 B-52 참가 안 할 듯

북한은 16일 0시 30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를 일방 통보했다. 하루 전 북한은 16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고위급회담을 갖자면서 대표단 명단까지 알려왔는데 하루도 안 돼 한밤에 회담을 취소한 것이다.
 
한·미 공군 연합 공중 훈련인‘맥스선더’에 참가 중인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16일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北 트집에도 맥스선더 훈련 계획대로… F-22 스텔스기는 뜨고, B-52 전략폭격기는 참가 안해 - 한·미 공군 연합 공중 훈련인‘맥스선더’에 참가 중인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16일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 B-52전략폭격기는 참가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 훈련을 트집 잡아 이날 열릴 예정이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김영근 기자
맥스선더 훈련은 지난 11일부터 2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미 전투기 100여대가 참가 중이다. 군 당국은 올해 남북 대화 분위기를 고려해 맥스선더 훈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3월부터 언론을 통해 훈련 일정과 규모 등이 소개됐다. 지난 1일에는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F-22 스텔스 전투기 8대와 B-52 전략핵폭격기도 훈련에 참가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북한은 15일까지도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다 16일 갑자기 "조선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오전 8시 송영무 국방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국방부에서 약 40분간 긴급 회담을 가졌다. 이후 국방부는 "맥스선더 훈련은 계획된 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B-52 출동은 취소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문정인 대통령 안보특보는 이날 국회에서 "송영무 장관이 브룩스 사령관을 만나 17일 B-52를 한반도에 전개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송 장관이 문 특보와 오찬을 하면서 '당분간 미 전략폭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게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 소식통은 "최근 미국이 미·북 정상회담을 고려해 B-52를 출동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지 북한의 고위급회담 중단과는 상관이 없다"고 했다.

◇"北, 탈북자 입 틀어막으려는 것"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한국 정부가)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했다. 태영호 전 공사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연 출판 기념 기자회견을 비난한 것이다. 태 전 공사는 이 자리에서 "김정은의 목표는 현존 핵무기 보존"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또 김정은이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적어도 1만명을 수용소·탄광·지방으로 추방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실향민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다"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냈다. 당시 김정은의 탈북자 언급은 파격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날 태 전 공사에 대해 '비방 중상하는 인간쓰레기'로 맹비난했다. 북한은 지난 14일에도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탈북자를 '제일 먼저 제거해야 할 인간쓰레기'라고 협박했다. 이들의 대북 인권 활동과 전단 살포에 대해선 '판문점 선언에 정면 도전하는 반공화국 히스테리적 망동'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며 "남·북·미 관계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트집 잡기"라고 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에 이어 탈북자 입도 틀어막으라고 우리 정부에 공개 요구한 것"이라고 했다.


☞맥스선더 훈련

한·미 공군이 2009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 위주의 연합훈련. 조종사 기량 향상이 주목적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됐던 2016·2017년에는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독수리(FE) 훈련 일환으로 진행됐으나, 올해에는 이와 별도로 실시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7/20180517001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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