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올 수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며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북한 비핵화가 가까운 미래에 곧바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며,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협상에 임하면 협상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16일 개막한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ALC)에서 “북한은 쉽게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페리 전 장관은 클린턴 정부 당시 북핵 위기가 발생하자 '페리 프로세스'라 불리는 북핵 문제 해결 로드맵을 만들었다.

그는 “북한군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며 “1999년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 개발 포기까지도 고려하고 있었지만 당시 북한의 군부대가 적극 반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협상을 진행하며 북한 인사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핵 포기 자체를 입에 올리는게 싫다’고 말했다”며 “미국이 군사적으로 북한을 공격하려 하고 체제 붕괴를 가져오려고 하는데 북한의 재래식 무기로는 방어가 안돼서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페리 전 장관은 “지금도 북한 내부에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북한 지도자들은 굉장히 엄격하고 잔혹할 수 있지만 미치광이는 아니다. 매우 확연한 논리가 있고 이 논리를 일관되게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을 그대로 직시하고 협상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모습의 북한을 놓고 협상해선 안된다”며 “비핵화에 대한 엄격한 검증 과정이 있어야 하고 이를 합의서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 핵무기가 몇 개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검증할 수 없다. 따라서 CVID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우리는 즉시 이행할 수 있는 조치들부터 논의하고 이행해나가면 된다.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성과를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6/20180516012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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