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CTV, “트럼프, 대화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 원해...中 역할 높이 평가”
백악관, “두 정상 북핵 영구 폐기 전까지 대북 제재 지속 중요성 동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직후인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전화통화를 갖고 미중 무역마찰과 미북 정상회담 관련 의견을 나눴다. /바이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과 북한이 서로 마주 향해 걷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며, 단계적인 행동을 취하며 회담과 협상을 통해 각자의 우려를 해소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다. .

시 주석은 특히 “북한의 합리적인 안전 우려를 고려해 미중이 공동으로 한반도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40여일만에 중국을 다시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 주석과 7~8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가진 회담 등을 통해 “단지 관련 당사국(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과 안전위협을 제거한다면 북한은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을 시 주석이 우회적으로 전달했다는 관측이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무기는 물론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모두 폐기하라고 북한을 압박하는 미국을 견제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기존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를 변형한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를 내세우고 있다.

시 주석은 이와함께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 장기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 발휘하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때 채택한 '판문점 선언'은 연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의 주체를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로 규정하면서 ‘중국 배제’ 가능성 논란을 일으켰지만 중국이 4자회담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고도로 중시하고, 중국의 중요한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며 “중국과 소통 협력을 강화해 담판과 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시했다고 CCTV가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발표한 두 정상의 통화내용에 따르면 두 정상은 북한이 영구적으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할때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 지속의 중요성에 동의했다.

시 주석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작년 11월)베이징 회담에서 합의한 공동 인식을 양측이 진지하게 실천해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앞으로 향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CCTV가 전했다.

‘진지하게 실천한다’는 표현은 미국의 중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폭탄 예고 같은 행보가 진지하지 못한 조치임을 시사한 것으로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어 “지난주 베이징에서 미중 경제무역 대표단이 솔직하고 효율적이고 건설적인 협상을 했다”고 평가하고 “양측이 소통을 유지해 존재하는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 상호 윈윈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미중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시 주석과 밀접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영역에서 실무협력을 강화, 경제무역 문제를 적절하게 잘 처리해 미중 관계가 더욱 큰 발전을 이뤄 양국 인민에 복을 가져다 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고 CCTV가 전했다.

백악관은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간 무역과 투자관계가 균형을 이루고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에 이득을 주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 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측이 발표한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 내용에 다소 차이가 드러나면서 한반도 문제는 물론 미중 무역마찰을 두고 진행될 미중간 협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정상의 통화는 김정은 위원장과 시 주석이 회담을 가진 직후인데다 지난주 베이징에서의 미중 무역협상이 돌파구를 찾지못해 내주 워싱턴에서 다시 협상을 갖기로 한 가운데 이뤄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9/20180509000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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