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정상회담 앞두고 43일만에 다롄서 2차 회담]

시진핑 "中, 한반도에 적극 역할" 김정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北·中, 영구적 비핵화 등 협상 문턱 높이는 美에 맞서 공동 전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지난 3월 방중(訪中) 이후 43일 만에 또다시 중국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방중에는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도 동행했다.

중국 CCTV와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7일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한 김정은은 이틀 동안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과 오·만찬, 산보 대화를 잇따라 가지며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의 전체적인 이번 회담 포맷은 지난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거의 흡사했다.
 
화기애애한 북한과 중국 -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회담장에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8일 공개됐다.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지난 3월 말 이후 43일 만이다. 2012년 집권 후 6년 동안 북한 밖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정은의 연이은 방중은 매우 이례적이다.
화기애애한 북한과 중국 -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회담장에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8일 공개됐다.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지난 3월 말 이후 43일 만이다. 2012년 집권 후 6년 동안 북한 밖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정은의 연이은 방중은 매우 이례적이다. /신화 연합뉴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국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견지와 북·미 간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며 "중국은 관련 각국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역내 영구적 평화를 실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에 대해 "북·중 사이의 마음속 거리는 더더욱 가까워졌고 떼어 놓을 수 없는 하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확고부동하고 명확한 입장"이라며 "관련 각국이 대북 적대 정책과 안전 위협을 없앤다면 북한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비핵화는 실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어 "북·미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관련 각국이 단계별, 동시적으로 책임 있게 조치를 하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추진해 최종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체 없는 영구적 비핵화(PVID)'에 맞선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라는 기존의 북핵 해법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이날 회담에는 북한 측에선 김여정 외에도 리수용 노동당 국제부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배석했다.

북한 지도자가 이번처럼 단기간에 중국을 연이어 방문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이는 비핵화 협상 조건을 갈수록 까다롭게 하며 협상 문턱을 계속 높이는 미국에 대해 '중국'이라는 카드로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미국이 완전한 핵 폐기를 넘어 영구적인 핵 폐기를 요구하고, 핵뿐 아니라 대량 살상 무기의 폐기와 인공위성 발사 금지까지 요구하며 강하게 나오자 중국과 밀착하며 빠져나갈 구멍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무역, 대만 문제 등 각 부문에서 갈등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도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과시함으로써 북핵 문제에서 중국이 판도를 뒤흔들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한반도 종전 선언, 평화협정 체결 등에서 중국을 뺀 남·북·미 구도로 진행되는 것에도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북·중 양측이 미국에 맞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걸 과시해 앞으로 예정된 미·북 회담에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9/20180509002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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