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취임 1년]

- 남북·미북 회담 성사 막전막후
北의 '평창에 김여정' 막후통보에 美로 서훈 급파 "北과 대화" 설득
트럼프엔 "당신 정책이 北 움직여" "이방카 한국서 인기" 칭찬 세례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미·북 간 비핵화 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 측과 대북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긴밀히 소통하고 설득한 결과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때마다 "대북 제재와 압박이 통한 것"이라며 공(功)을 넘겼다. 호흡을 맞추고 신뢰가 쌓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협상을 추진해 보라"며 바통을 넘겼다. 북한 측과 막후 접촉이 본격화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정부는 작년 11월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하와이 방향이 아닌 '동해'로 발사한 것을 보고 북한의 '대화 의사'를 처음 감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대한 직접 위협이 아닌 기술적 완성을 보여주기 위해 하와이 대신 동해를 택했다고 본 것이다. 청와대는 백악관에 "북한이 대화에 나오려 하니 준비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때만 해도 백악관은 신중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에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을 보내겠다는 북측의 막후 통보를 접한 문 대통령은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미국에 급파했다. 한·미는 북한이 대화에 나올 수 있다고 상당 부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평창올림픽 때 김여정과 펜스 부통령의 만남이 추진됐다. 막판 북한의 취소로 무산됐지만, 정부는 남북 접촉 결과와 북측 동향 정보를 백악관과 지속적으로 공유했다. 서훈 국정원장과 폼페이오 당시 CIA 국장 간 핫라인도 긴밀하게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대북 협상에 대한 지지를 끌어낼 수 있었다.

남북 회담 성사 전에 위기도 있었다. 평창 때 방한한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한미 훈련하면 우리도 미사일을 쏠 수밖에 없다"며 훈련 연기를 요구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 인사들이 돌아가며 김영철을 압박해 '연례수준 훈련'으로 겨우 합의를 봤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칭찬' 릴레이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이 모든 상황의 설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했다.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은 지난 3월 백악관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정책이 북한을 움직였다" "이방카 고문이 한국에서 인기가 좋다 "고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과의 대화를 반대하던 참모들에게 "거봐라, 내 말이 맞지 않느냐"며 곧바로 미·북 정상회담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최근 노벨평화상 이야기가 나오자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매우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며 흐뭇해했다고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8/20180508002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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