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큰 합의만 이루고 세부 협상은 실무진에게 맡기라고 조언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세부사항(디테일)을 협상하려 하지 말고 디테일은 이 상황의 모든 뉘앙스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이후 후속 협상을 통해 세부사항을 조율해야 한다는 얘기다. 라이스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정상회담 협상에서 아시아 동맹국들의 이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다”고 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비핵화 합의가 이뤄져도 검증과 사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협상에서 첫 조치 중 하나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을 사찰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대북 정보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현지에 보내 실상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8년 5월 1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전 미국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과 디테일을 논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폭스뉴스

그는 “북한에 사찰팀을 보내고 싶으면 이들이 어디든 언제나 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특정 장소에 대한 사찰을 통보하면 북한이 늘 해당 장소를 미리 깨끗이 ‘정리’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는 “북한은 (핵시설 관련) 알려진 장소만 명단을 공개하고 다른 곳들은 숨긴다”며 “따라서 (사찰팀이) 언제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 지위 논란과 관련, (관련 군 사령관을 향해) “미군 병력을 옮기는 것에 대해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미군 병력은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전체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평화협정 체결 후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변경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 주한미군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라이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독재 정권의 실체를 잊지 말라고도 주문했다. 그는 “북한은 불과 얼마 전에 미국 시민을 살해하고, 최고 지도자가 말레이시아에서 VX(맹독성 신경작용제)를 이용해 이복형을 죽인 잔혹한 정권”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2/20180502005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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