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북한 근로자./조선일보DB


북중정상회담 이후 북중접경지역에서 대규모의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무리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가 5일 보도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중국 대북소식통은 4일 “지난 1일 옌볜(延邊)자치주 허룽(和龍·화룡)시로 조선(북한) 여성 근로자 400여 명이 파견됐다”며 20~30대로 보이는 수백 명의 북한 여성 노동자가 허룽시내에서 줄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내왔다.

이 소식통은 “(북한에서) 이렇게 많이 오는건 오랜만의 일”이라며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에는 조선으로 돌아가는 노동자들이 많이 보였는데, 지금은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복귀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중국 지린성(吉林省) 소재 북중접경지역에서 대북제재에 따라 운영이 중단됐던 북중 합자기업이 재가동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이 설비를 투자하고 북한은 노동자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던 기업”이라며 “대북제재로 가동이 중단돼 교류가 막혔는데, 최근 중국과 북한의 기업 대표단이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3일(현지시각) 김정은의 방중 이후 북한 노동자의 중국 파견이 재개되고, 중국 내 북한 노동자의 철수 움직임이 멈췄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유엔 대북 제재를 풀어주는 분위기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RFA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 “지난달 말부터 중국에 신규 파견되는 북한 노동자들이 자주 목격된다”고 전했다. 단둥의 한 주민은 “버스 여러 대가 신의주에서 압록강 철교를 넘어 단둥해관에 들어와 여성 노동자 100여 명을 내려놓는 광경을 봤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 영상을 공개했다./조선중앙TV·연합뉴스

그동안 중국은 북한의 해외노동자 파견을 제한하고 있는 안보리 제재 결의에 적극 동참해왔다. 그러나 최근 북중접경지역에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김정은의 방중을 계기로 그간 주춤했던 북한 해외노동자의 중국 파견이 다시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국제사회 대북제재 전선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8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에 대응해 북한 신규 해외노동자 송출을 중단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북제재결의 2371호를 채택한 바 있다. 이후 9월 안보리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해 기존에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 자의 허가증을 갱신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ICBM급 화성-15형 발사에 따라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했다. 해당 결의에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를 24개월 내 귀환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안보리 결의 이행 의무가 있는 국가들은 북한 해외노동자를 2019년 말까지 모두 송환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05/20180405014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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