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격동의 시간']

평소 '자본주의 날라리풍' 매도
가수이름·곡명은 언급 안해… TV선 공연 장면 소리 없이 방송
김정은이 요청한 '뒤늦은 후회', 김정일의 애창곡으로 알려져
 

북한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우리 예술단과 함께 찍은 기념 단체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김정은의 옆에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부인 리설주의 옆에는 가수 조용필이 섰다. 김정은이 그동안 '자본주의 날라리풍'으로 매도해 온 남한의 걸그룹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조성된 남북 관계의 화해 무드를 깨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노동신문은 이날 이 사진을 평소 '1호사진'(김정은이 참석한 행사 사진)의 절반 이하 크기로 실었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참석한 행사를 보도해야 하지만, 남한 문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는 없다는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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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옆엔 레드벨벳, 리설주 옆엔 조용필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1일 저녁 북한 ‘동(東)평양대극장’에서 열린 한국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후 출연진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북한은 이 사진을 2일자 노동신문 1면에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이를 반영하듯 노동신문은 우리 예술단의 공연 소식을 전하면서도 남한 가수 이름과 이들이 부른 노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신문은 "남측의 유명한 인기 배우들이 출연해 애창곡들을 열창했다"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로 막을 내렸다"고만 했다. 조선중앙TV도 이날 김정은의 우리 예술단 공연 관람 소식을 영상으로 전하면서도 공연 내용은 무음 처리했다.

한편 김정은은 우리 예술단 공연 때 남한 가요 '뒤늦은 후회'를 불러 달 라고 우리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매 듀오 가수였던 '현이와 덕이'의 1985년 곡인 '뒤늦은 후회'는 김정일의 애창곡으로 알려져 있다.

최진희씨는 2일 기자들을 만나 "준비하는 측에서 이유를 알려주지 않고 '뒤늦은 후회'를 부르라고 했다"며 "(공연이 끝난 뒤)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를 하면서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03/20180403002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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