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가 1일 한·미가 연례 연합군사훈련인 독수리(Foal Eagle)훈련을 시작한 것을 비판했다.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한 중국이 노골적으로 북한 편을 들며 한반도 문제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밤 ‘한반도 평화는 지속적인 노력을 요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 특사단을 만났을 때 ‘한·미 연합훈련이 예년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한국이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계속 로키(low-key)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환구시보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한다.

올해 독수리훈련(야외 기동 훈련)은 약 4주간 실시된다. 보통 50일~2개월간 진행되는데, 올해는 4~5월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등을 감안해 기간이 줄었다. 핵추진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자산도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다. 컴퓨터 모의 훈련 위주인 키리졸브(KR) 연습은 오는 23일부터 2주간 실시될 예정이다.

 
제임스 매티스(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송영무 국방장관이 2018년 1월 26일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미 국방부


이 매체는 약 10년 만에 조성된 한반도 데탕트(긴장 완화)에 미국이 가장 큰 불확실성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 지속 방침과 미국에서 제기되는 정상회담 회의론을 비판한 것이다.

매체는 “백악관이 미국 정치권에서 대화를 위한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해빙 기류 조성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면서도 “한국은 미국 강경파에 거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데탕트를 유지하는 데 힘이 없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안보 때문이며 북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려면 미국과 한국 측에서 북한이 느끼는 불안 요인을 없애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위한 정상적인 안보 환경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매체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안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노력을 하지 않고 자기네 안보 이익만 챙기려 하면 한반도 비핵화는 극도로 험한 길을 보게 될 것이고 (정상회담을 통해) 협정이 맺어져도 이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과 한국이 공정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결심을 단호히 할수록 북한이 협상을 통한 안보 우려 해결에 더 큰 기대를 가질 것”이라며 한·미에 일방적 책임을 요구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02/20180402010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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