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평화협정 등 '보상'도
단계적 아닌 포괄적 거래 추진
 

청와대는 14일 북한의 비핵화와 그에 따른 종전(終戰)선언, 평화협정 문제를 단계적이 아닌 일괄 타결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까지 점층적으로 (북핵) 대화를 해왔다면 지금은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하나씩 푸는 방식이 아니라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어버리는 방식으로 나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알렉산더 대왕이 복잡한 매듭을 단칼에 잘라 풀어버린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문제 해결 방식의 혁신이나 '승부수'를 뜻한다. 과정 생략의 위험성을 지적할 때도 인용된다.

이 관계자는 "더 큰 고리(비핵화)를 끊어버림으로써 다른 문제(종전선언, 제재 완화 등)들을 자동적으로 푸는 방식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1993년 1차 북핵 위기 이후 추진됐던 '선(先) 비핵화, 후(後) 체제보장(보상)'의 단계적 접근 대신 북한이 할 '숙제'와 받을 '보상'을 한꺼번에 거래하는 포괄적 방식이다.

청와대가 비핵화와 북한에 대한 보상을 '포괄' 방식으로 검토하는 것은 지금까지 비핵화 해법이 '협상→합의→검증→파기→도발'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북한은 협상 과 검증을 여러 단계로 나누는 '살라미' 전술로 비핵화 조치를 교묘하게 피해왔다. 이번에는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이 먼저 열리기 때문에 비핵화 해법 역시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하자는 구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선 철저한 검증이 따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5/20180315001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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