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칼럼
[김대중] '북핵' 받고 '미국' 주기?
조선  |  @chosu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3.1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北核 폐기보다 다행한 일 없지만 독재자가 쉽게 버릴 리 萬無
천문학적 對北 지원이나 美軍 철수를 대가로 바랄 것
대화 창구 열어두되 저들의 속셈 면밀히 대비해야
 

김대중 고문
김대중 고문

분단과 동족상잔(同族相殘) 70년의 아픔을 지닌 한반도의 운명은 바야흐로 대변혁의 흐름을 맞고 있다. 그것이 분단의 연속일지, 통일일지, 또 다른 전쟁일지 누구도 모른 채 문재인·김정은·트럼프·시진핑 등의 포커게임에 이끌려 막바지로 가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의 바람은 우리 자유·민주 체제에 의해 남과 북이 통일이 되고 같이 번영하며 잘 사는 것이었다. 그 노력은 공산주의자들과 좌파 세력에 의해, 그리고 국제적 패권주의자들에 의해 번번이 좌절됐다. 마침내 핵과 미사일을 등에 업은 북한의 김정은이 판을 뒤집고 자신이 주도하는 쇼로 둔갑시키고 있다.

한국 대통령이건 미국 대통령이건 김정은이 대화로 나오는 것이 자신의 정치력 때문인 걸로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세상은 지금 33세 독재자의 계략에 놀아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면 그것보다 다행한 일은 없다. 문제는 그것이 결코 공짜일 리가 없다는 점이다. 북의 역대 독재자들이 어떻게 해서 장만한 핵인데 그것을 쉽사리 버릴 리 만무하다. 그들로서는 주변 강대 세력에 맞서는 자기들의 생명줄로 믿고 있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미사일을 포기할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확신이 없다. 지금 '정상회담 쇼'가 시간 벌기용(用)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폐기할 의지가 진정 있는 것이라면 저들이 바라는 대가는 무엇일까? 하나는 '돈'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일 것이다.

돈에 관한 한 그 액수 또는 그 액수에 해당하는 '무엇'이 얼마일는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핵·미사일에 거는 저들의 자만심·자부심으로 보건대 아마도 천문학적 숫자일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을 '돈 주고 사는' 전례(前例)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아니, 못할 것이다. 그런 전례를 만들면 전 세계는 오히려 핵 확산의 길로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에도 그 짐은 우리가 떠안았었다. 이번에도 북핵을 '돈'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 엄청난 액수의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돈+미국(의 존재)'의 방식으로 간다면 그것은 우리로서는 단순히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존립의 문제가 된다. 북한의 요구가 ①주한 미군의 철수 ②한·미 동맹의 파기 ③미·북 수교 ④평화협정으로의 전환에까지 확대된다면 그것은 결국 대한민국에 치명적 사안이 된다.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지금 미국 내의 일부 여론은 미국이 언제까지 동북아에 붙들려 있어야 하느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북핵이 제어되면 더 이상 한국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힘을 얻을 것이다. 어차피 미국의 아시아 전략은 동해를 경계로 해서 일본을 방어선으로 한 애치슨 라인을 긋고 동아시아를 중국과 공동 관리(?)하는 것이 아닌가.

서훈 국정원장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주한 미군과 한·미 동맹은 북한에 양보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국정원장 수준에서 장담할 사안이 아니다. 반미 성향을 보여 왔던 좌파 정부로서는 북한이 이른바 '평화 체제'를 내걸고 '우리 민족끼리'를 고집할 때 끝까지 버틸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간의 모든 정보와 상황을 종합할 때 북한으로서는 비핵화를 '약속'하고 돈을 얻어내 북한 경제의 숨을 돌리고 나면 대한민국을 통째로 먹을 기세로 나올 것이 틀림없다. '미국 없는 한국'이라면 중국의 후원을 업고 '공산화된 대륙'을 도모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북핵 폐기 대가로 '미국'을 내주는 거래에 당면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대화를 거부할 수 없다. 대화는 하되 이 대화의 골목 골목마다 무엇이 숨어 있는지, 저들의 속셈이 어떤 것인지는 가늠하고 계산해가며 가야 한다. 이 대화 모드는 궁극적으로 미·북 정상 회담에서 고비를 맞을 것이다.

트럼프는 대화를 거부했다는 비난을 듣기 싫었을 것이다. 어쩌면 트럼프는 결렬을 위해 김정은을 만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김정은을 때리기 위한 명분 쌓 기를 말하는 것이다. 그 경우 일부의 희생을 감수하는 전쟁이 불가피할는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로서는 이 엄중한 시점에서 어느 한 가능성에, 어느 한 시나리오에 희희낙락할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과 대안에 대비할 의무가 있다. 마치 자신들의 정치력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된 양 자만하고 있는 문 정부가 그래서 불안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2/2018031202830.html

조선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  Tel : (02)724-6650,6523  |  E-mail : nkchosun@chosun.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SITE_MANAGER
Copyright © 2013 NK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