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가능한 빨리’ 만나자는 제안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중으로 만나자’고 화답한 만큼,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은 회담 장소로 쏠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가능한 빨리’ 만나자는 제안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중으로 만나자’고 화답한 만큼,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은 회담 장소로 쏠리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은 사상 초유의 사건이고, 양국 관계가 적대적인 만큼 회담 장소는 북한의 평양이나 미국의 워싱턴이 아닌 ‘제3의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9일 오후 춘추관에서 취재진에게 “김정은이 만나자고 한 것은 북한으로 초청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만나자고 한 것이고, 장소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이 장소를 한국에서 제공하라는 요청을 하면 수용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은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미국과 북한) 양쪽이 어디를 원할 것인지 상의도 하고, 우리 정부도 중재를 서야 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장소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겉으로 보이는 적극성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정상회담에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에게 최대한 빨리 만나자는 입장을 드러낸 상태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회담제안 수락은 물론, 회담시점 결정, 회담수락 발표까지 한자리에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에게 브리핑을 들은 뒤 이에 수긍하고, 그 자리에서 “좋다, 만나겠다”라고 수락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배석자들을 둘러보면서 “거봐라, 이야기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라고 한 뒤, 정 실장 일행에게 “여기까지 온 김에 한국의 대표들이 직접 오늘의 논의 내용을 한국 대표의 이름으로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해 달라"고 부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광석화 같은 의사결정은 청와대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워낙 갑작스러운 제안이라 정 실장도 한국에 있는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경황이 없어서 일단 수락한 뒤, 이후 2시간 동안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NSC 관계자와 발표문의 문안을 조율한 뒤 합의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후 문 대통령에게 청와대-백악관 시큐리티 라인으로 알려진 전화를 이용해 합의문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에게 북한의 제안을 전해들은 직후에는 ‘4월중으로라도 만나겠다’는 의사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나는 시점에 대해) 처음에는 4월 이야기도 있었지만, 우선 남북이 만나고 난 뒤, 그 다음에 북한과 미국이 만나는 것이 좋다고 정 실장이 말해서 시기가 5월로 늦춰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북한을 방문한 미국 현직 관료의 최고 직급 은 국무장관이다. 지난 2000년 10월 23일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두 차례 회담을 갖고 한반도 긴장 완화 및 미사일 문제, 북미간 외교 대표부 개설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앞서 북한에서는 같은해 10월 9일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미국에 특사로 파견해 북미공동선언을 체결한 바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9/20180309018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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