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호주로 밀수입한 한 현지 무역기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비공개 유엔 보고서 등을 인용, 호주 시드니에 기반을 둔 ‘브리깃 오스트레일리아’가 북한의 석탄 밀수출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나홋카항 등 러시아 항구에서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원산지를 둔갑시킨 후, 베트남 등을 거쳐 이 회사에 석탄을 밀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입을 주도한 이 회사 중국계 임원 리비아 왕도 현지 당국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러시아 나홋카 항에서 석탄을 하역하는 선박 /더블포토

지난해부터 ‘브리깃 오스트레일리아’가 취급한 북한산 석탄은 약 약 77만달러어치에 달한다. 이 회사는 올해 초에도 북한에 미사일 부품을 밀수출하려다 적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밀수출 과정에서 파나마 국적의 선박 ‘화푸’에 석탄을 환적하는 방식으로 국제 사회의 감시망을 피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이 선박도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로이터 통신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 ‘브리깃 오스트레일리아’는 주로 경마용 말을 거래하는 업체로, 석탄 등 원자재 무역 거래 실적은 미미한 편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맹국인 호주가 북한 밀무역 거점으로 활용됐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피하려는 북한의 전 세계 밀무역 네트워크가 광범위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초엔 대만의 전직 판사가 북한산 무연탄을 밀수출하다 적발되는 한편, 한 대만 선사 대표는 북한에 유류를 밀수출한 게 드러나 자살을 기도하는 등 북한과의 밀교역 사례 적발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이 유엔 제재를 어기고 밀수출한 석탄은 약 2억달러에 달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9/20180309005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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