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태도따라 개발중단 시사… 미국인 3명 석방 카드도 포함

서훈 국정원장 오늘 함께 방미
김정은 비핵화 발언 설명하며 트럼프에 美北대화 설득할 듯
 

대북(對北) 특사 자격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났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미국으로 떠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미·북 대화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정 실장은 김정은이 밝힌 비핵화 관련 발언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북의 미·북 대화 제안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 및 점진적 폐기'라는 '히든 카드'를 미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미사일 개발 포기 등 비핵화 카드 외에 북에 억류된 미국인 3명 석방 같은 내용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방미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고위급 인사를 잇달아 만날 계획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文대통령·5당 대표 한자리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 충무전실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차담회를 한 뒤 오찬장인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 대표, 문 대통령,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뉴시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정의용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북 회담에 임하려는 북한의 의지와 비핵화 관련 김정은의 구체적 발언을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6일 브리핑에서 "미국에 가게 되면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입장을 저희가 별도로 추가적으로 갖고 있다"고 했다.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에서도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느냐"고 묻자 정 실장은 "지금 얘기할 시점은 아니고 다녀와서 말하겠다"고 했다. 미·북 대화를 위해 비핵화 의사 이외에,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추가 제안'이 있다는 뜻이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특사단은 방북 기간 김정은에게 ICBM 개발 중단·폐기와 억류 미국인 석방 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북 대화 개시 조건으로 '미국 태도에 따라서 ICBM 개발을 중단할 수 있다'는 선언적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미국인 석방 카드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 실장은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며 군사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김정은의 육성(肉聲)도 구체적으로 전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부에서는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미·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의사를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8/2018030800290.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