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북(對北) 특별 사절단이 이틀째 평양을 방문 중인 것과 관련해 주요 외신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가져온 데탕트(긴장 완화) 기조를 유지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주한 미국 대사직이 여전히 공석인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미국이 아직 한반도 평화 기조에 준비가 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CNN은 5일(현지 시각) “동계올림픽 덕분에 지난해부터 고조된 남북 긴장이 풀리고 있다”며 “이러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4월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미뤄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이후로 한미 연합훈련을 한차례 미뤘는데, 추가 연기하는 방안은 협의한 적 없다고 밝혔다.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 등 특사단이 2018년 3월 5일 평양에서 열린 만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과 환담하고 있다. 만찬에는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조선DB

CBS는 “대북 특별 사절단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어떤 논의를 할지 확실치 않지만, 양국이 올림픽 이후로도 좋은 감정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며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남북대화 도중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일 경우, 미국은 곧바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CBS는 대북 특사단 파견에 대해 “외교적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미국 중심의 국제적인 제재를 피해보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새로운 막이 열리고 있다. 미국은 준비되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남북의 급격한 대화 기조에 미국이 대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남한에 미국 대사 파견을 여전히 결정하지 않았고,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최근 사임했다”며 “한반도에 남북대화의 물꼬가 터진 가운데 미 행정부의 입장을 대변할 인물이 없다”고 지적했다.

WSJ은 동계올림픽 이후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한반도의 긴장감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은 “만약 남북대화 기조가 무너지고 또다시 갈등이 시작된다면, 그것은 한반도 뿐 아니라 미국에 매우 큰 위협”이라며 “이때 한반도를 담당하는 미국 관료의 부재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미국이 더이상 북한에 간섭할 필요가 없다며, 추후 한반도 문제는 남한과 북한에 게 맡겨야 한다고 전했다. 폭스는 “사실상 미국은 한반도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문제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남한이 이미 충분히 성장했기 때문에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업무는 모두 끝났다”고 전했다.

아울러 폭스뉴스는 “한국이 미국이 아닌 중국과 일본 등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국가와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6/20180306004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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