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우드 스위스 주재 미 군축대사가 27일(현지 시각) 북한 대표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만남을 취소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이 보도했다.

우드 대사는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연합(UN) 군축회의에 참석해 “북한이 그같은 기회를 활용하는 데 실패한 것을 유감스럽게 여긴다”며 “미 정부는 북한이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준수하고 도발 행동을 멈출 때까지 최대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드 대사는 이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아니면 국제적으로 더 고립될 것인지는 북한의 선택”이라며 “향후 북한과의 대화는 한반도의 비핵화로 이어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결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그러한 요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는(WP)는 지난 20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미국과 북한의 회담이 비밀리에 성사됐으나 북한 측이 회담 직전 이를 취소해 불발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펜스 부통령이 서울로 떠나기 전부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만날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뒷줄 오른쪽)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뒷줄 왼쪽),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앞)이 2018년 2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한대성 스위스 주재 북한 대사는 이와 관련, “미국은 대북제재와 압박이 북한을 위협할 수 없고, 효과도 전혀 없을 것이란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미국은 핵자산의 한반도 주변 배치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남북대화 등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간섭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앞서 강경화 외교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핵 개발의 길로 계속 나가는 한, 제재는 지속될 것”이라며 북한에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촉구했다. 또 “제재 자체는 목적이 아니며,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것도 아니다”고 말해 북한의 이해를 구했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하며, 그럴 경우 북한에 보다 풍요로운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정부는 북한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 비핵화 목표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북한 측은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한국 측 진의가 의심스럽다”며 “강경화 장관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효력이 있을 것이란 망상(dreaming)에서 벗어나라”고 주장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8/20180228009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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