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의 새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 시안(試案)에서 '북한의 6·25 남침' '북 체제 세습' '북한 주민 인권' 등 핵심 표현이 빠진 것에 대해 "집필 기준을 최소화·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6·25 전쟁에 대해 기술하면서 그걸 북한이 일으켰다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뺀 것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교과서 집필 기준을 최소화한다는 것은 집필자들에게 최대한 자율권을 주자는 뜻이다. 현재 역사교과서 시장은 좌파·전교조의 완전 독점 상태에 있다. 다른 교과서가 나오면 전국의 학교들을 협박해 채택되지 못하게 한다. 이 시장의 집필자들이 어떤 사람들일지는 뻔하다. 김 장관은 이들이 쓰고 싶은 대로 쓰게 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들 좌파 필자들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도 없이 마음대로 교과서를 만들어 쓸 수 있는 '자유 발행제'를 하자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상반기 중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이 확정된다. 이대로 가면 6·25 전쟁이란 민족사 최대 비극을 누가 일으켰는지도 적혀 있지 않은 교과서가 우리 아이들의 눈과 귀를 가리게 된다 .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주 "(논란이 되는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 동의하지 않는다. 총리가 동의하지 않으면 정부 입장이 아니다. 교육부 입장도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 총리는 또 헌법에서 '자유'라는 말을 삭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교육부 장관은 일주일도 안 돼 다른 말을 한다. 누구 말이 맞고 어느 것이 정부 입장인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12/20180212026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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