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김여정 등을 만날 때 서훈 국정원장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서 원장을 북측에 소개하며 "(서 원장 등을) 모신 것만 봐도 남북관계를 빠르게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 원장은 11일 북 대표단 환송 만찬에도 참석했다. 그는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국정원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전력이 있다.

국정원은 북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안보 최일선 기관이다. 북은 남북 정상회담을 연 후에 우리 경비정을 기습 공격해 장병들을 죽인 집단이다.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때에도 북이 무슨 의도를 갖고 어떤 작전을 짜고 있는지 동태를 파악해야 한다. 정부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국정원밖에 없다. 그 국정원이 남북대화의 전면에 또 등장해 '화해'한다고 나서면 안보는 누가 지키나. 정부 전체가 남북대화 한 방향으로 달려가도 국정원은 거기에 도사린 위험을 탐지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금 상황을 보니 국정원이 통일부를 제치고 또 북과 물밑 교섭을 도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도외시한 행태다.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 국정원이 댓글이나 달고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 국정원이 북한 집단과 뒷교섭에 나선다. 둘 다 국정원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행태지만 후자가 안보에 더 해롭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11/2018021101833.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