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이후에도 러시아를 거쳐 한국과 일본에 석탄을 밀수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서유럽 정보 당국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국제 사회의 제재망을 교묘하게 피하고 있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나홋카 항에서 석탄을 하역하는 선박 /더블포토

로이터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 나홋카·홀름스크 항에 석탄을 하역한 후, 국적이 다른 선박에 석탄을 다시 옮겨 싣는 방식으로 제재망을 빠져나갔다. 이후 해당 선박은 한국과 일본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런 식으로 제재망을 빠져나간 것만 최소 세 차례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정보·외교 당국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러시아는 북한의 석탄 수출과 관련해 안보리에 보고한 적이 없다”면서 “러시아 나홋카 항이 북한산 석탄을 다른 배로 옮겨 싣는 허브가 됐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망을 빠져나가는 북한의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미국·일본 당국도 이례적으로 제재 위반 사례를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이달 초 중국인(홍콩 포함)이 소유하거나 운영해온 선박 6척의 대북 불법 거래 행태를 소개한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했다. 보고서엔 중국 선박들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어기며 북한의 석탄 밀수출에 관여한 행위가 낱낱이 공개됐다.
 
일본 외무성과 방위성이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북한 선적. 일본 정부는 이날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가 북한 선적의 유조선과 도미니카공화국 선적 유조선이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上海) 인근 해상에서 화물을 옮겨싣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지난 24일 북한 선적 유조선이 해상에서 타국 선박과 화물을 바꿔치기하는 장면을 포착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북한 선적 례성강 1호와 도미니카공화국 유조선이 옆으로 나란히 마주대고 화물을 옮기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해 뜨기 전 새벽 시간에 조명을 켠 채 작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26/20180126014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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