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주관 방송사 취재진 초청, 인권탄압 등 비판 잠재우기 나서
현송월 보낸 날 '核완성' 우표 발행… 평창과 핵·미사일 문제 선 그어
 

북한이 남북 스키 선수 공동 훈련이 예정돼 있는 마식령스키장에 미국의 평창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 취재진을 초청했다.

미 NBC 방송은 21일(현지 시각) 간판 앵커인 레스터 홀트가 마식령 스키장을 단독 취재했다면서 1분 31초짜리 예고편을 공개했다. 관련 내용은 미국 시각으로 23일 '불량 국가의 올림픽 야망'(Rogue Nation's Olympic Ambitions)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될 것으로 알려졌다.
 
NBC 앵커 “이 장면, 북한서 흔한 광경 아니다” - 미 NBC뉴스 앵커인 레스터 홀트가 지난 21일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방송 리포트를 하고 있다. 홀트는 “올림픽과 관련한 남북 협력이 진짜 이슈인 북한 핵 프로그램과 대북 제재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NBC 앵커 “이 장면, 북한서 흔한 광경 아니다” - 미 NBC뉴스 앵커인 레스터 홀트가 지난 21일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방송 리포트를 하고 있다. 홀트는 “올림픽과 관련한 남북 협력이 진짜 이슈인 북한 핵 프로그램과 대북 제재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NBC뉴스 홈페이지

홀트는 예고 영상에서 "가족들이 휴일을 맞아 스키를 타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치명적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이 같은 장면을 보여주려고 취재진을 마식령스키장에 초대했을 것"이라고 했다. 홀트는 "스키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남북대화에 대해 큰 기대감을 보였다"고도 했다. 그는 마식령스키장에서 예정된 남북 공동 훈련에 대해 "최근 (남북의) 면 대 면(face to face) 회담의 결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홀트는 "올림픽과 관련한 남북 협력이 진짜 이슈인 북한 핵 프로그램과 대북 제재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했다.

 

 

북한이 현송월 등 예술단 사전 점검단을 보낸 지난 21일 공개한 국가 핵무력 완성 기념 우표첩.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담긴 우표 위에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실현’이란 문구가 쓰여 있다.
북한이 현송월 등 예술단 사전 점검단을 보낸 지난 21일 공개한 국가 핵무력 완성 기념 우표첩.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담긴 우표 위에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실현’이란 문구가 쓰여 있다. /조선중앙통신

NBC는 작년 1월 "마식령스키장은 인권 탄압이자 체제 선전의 장"이라고 비판했었다. 그런데도 북한이 NBC 취재를 허용한 것은 이 방송사가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홀트가 진행하는 NBC 저녁 뉴스는 미 전역에서 평균 9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외화벌이' 목적으로 지은 마식령스키장을 평창올림픽을 이용해 전 세계에 광고하고, 동시에 우리 언론에서 마식령 스키장 시설이 낙후돼 훈련 장소로 부적절하고 인권 탄압으로 지어졌다고 비판한 것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은 22일 '세계 일류급의 스키장-마식령스키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내보내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현송월을 단장으로 하는 예술단 사전 점검단을 한국에 보낸 21일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실현'이라는 우표첩을 발행했다. 우표첩에는 작년 시 험 발사에 성공한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과 '화성-15'형 그림이 그려져 있다. 22일 이 우표첩 발행을 보도한 '조선의 오늘'은 "(우표첩은) 주체의 핵 강국 건설사에 영원불변할 업적이라는 것을 감명 깊은 화폭들로 펼쳐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참가와 핵·미사일 개발 문제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23/20180123003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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