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창회담]

남북 합의에 비판론 거세져
공사에 11~12세 아이들까지 동원… 9개월새 슬로프 10개 완공 속도전
 

'북한 주민들은 곡괭이, 막대기로 스키장 진입로의 눈과 얼음을 치웠다. 강추위에 얼굴은 빨갛게 얼어 있다. 11~12세 정도 보이는 어린이를 포함해 10대도 많았다. 이들이 닦은 길로 북한 특권층 가족이 탄 차가 스키장으로 들어간다.'

작년 1월 미국 NBC방송은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 대해 이같이 보도했다. 우리 정부가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스키 공동 훈련을 하기로 북측과 합의한 것에 대해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김정은 체제 선전장이면서 동시에 국제적으로 북한의 대표적인 인권 탄압 사례로 비판받는 곳을 훈련지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마식령 스키장은 면적 1400만㎡(420만평)로, 슬로프가 10개 있다. 객실 250개 규모의 8층 호텔을 갖췄다. 김정은은 2013년 3월 체제 선전용으로 마식령 스키장 공사를 지시했다. 리조트 공사를 9개월 만에 완성하면서 '마식령 속도'라는 구호까지 생겨났다. 이 공사를 위해 군인과 주민은 물론 아이들까지 수천 명이 강제 동원됐다. 인명 사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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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화보로 전한 마식령 스키장 건설 당시 모습. 군인과 주민은 물론 어린이까지 동원됐다. 이 스키장은 2013년 3월 김정은의 지시로 착공해 그해 말 완공됐다. /노동신문

영국 외무부 조이스 애널레이 차관은 작년 2월 영국 의회 서면 답변에서 마식령 스키장에서 북한 어린이들이 강제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강제 노역은 현대판 노예제도의 일종으로 반드시 종식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에 앞서 북한 주재 영국대사관 직원들은 마식령 현장을 방문한 뒤 의회에 관련 리포트도 제출했다. 한 고위 탈북자는 "마식령 스키장은 북한 인권 탄압 의 상징물"이라며 "남북 공동 훈련을 위해 더 많은 북한 주민이 도로 정비 등 강제 노동에 내몰릴 수 있다"고 했다.

북한 스키장에서 공동 훈련을 하면 대북 제재를 위반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김정봉 전 국정원 대북실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마식령 스키장 이용료를 (북한에) 많이 주면 유엔 안보리 제재를 분명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9/20180119003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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