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회담 대표단 확정… 北은 남북회담 단골 3인 보내]

- 南, 통일부 장·차관 등 출격
조명균, 盧·김정일 회담때 배석… 2012년 회의록 폐기 연루돼 재판
천해성, 朴정부때 靑서 조기경질… '나쁜 사람' 찍혔던 노태강도 참여

- 北, 조평통 3총사 보내
리선권, 천안함 배후 김영철 심복… 남북 군사회담에 27번 이상 나와
전종수·황충성, 비군사회담 전문
 

9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 우리 측에서는 이례적으로 장·차관급 3명이 동시에 대표단으로 나선다. 이들 3인방은 모두 과거 보수 정부에서 크고 작은 '시련'을 겪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부활한 인사들이다. 북쪽 대표단에는 각종 남북 회담에 단골로 나섰던 인사들이 주로 포함됐다.

장·차관 3명이 직접 나서

우리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정통 통일부 관리다. 교류협력국장,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지내 남북 경협 업무에 밝다. 통일부 전 직원을 통틀어 북과의 회담 경력이 가장 많다. 표정 변화가 없고 속내를 읽기 어려워 '포커페이스'로 통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원래 회담 전 가상의 북측 대표를 정해 모의회담을 하는데 이번엔 안 했다. 장관이 워낙 회담 베테랑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으로 2차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해 회의록을 작성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퇴직해 종교에 귀의했으나 2012년 말 불거진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에 연루돼 재판을 받았다. 1·2심에서 무죄가 나왔고 대법원 판결이 남았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의 회담 참가는 이례적이다. 과거 통일부 장·차관이 함께 회담에 나선 경우는 없다. 천 차관은 통일부 핵심 요직인 정책실장을 2차례 지낸 정책·기획통이다. 회담 경험도 풍부하다. 능력을 인정받아 진보·보수 정권을 가리지 않고 중용됐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2월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으로 발탁됐다가 1주일 만에 경질됐다. 이유는 지금도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체육국장 시절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찍혀 좌천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차관으로 복귀했다.

조평통 3총사 보내는 北

북측 대표단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이다. 체육 일꾼으로 추정되는 원길우·리경식에 대해선 알려진 게 별로 없다. 리선권·전종수·황충성은 각종 회담에 자주 등장했다.

대표단장인 리선권은 2004년부터 군사실무회담, 장성급 군사회담 등에 최소 27차례 참여한 '군사회담 일꾼'이다. 그를 상대해 본 군 관계자는 "언변과 밀고 당기기에 능하지만 다혈질"이라고 했다. 2011년 2월 군사실무회담 때는 회담 시작 10분 만에 언성을 높여 "천안함 사건은 철저하게 우리와 무관하다"고 소리친 뒤 회담장을 나가버렸다.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통일부 격) 부장의 '오른팔'이기도 하다. 조평통은 통전부가 지휘하는 여러 대남 부서 중 하나기 때문에, 조평통 위원장은 우리 통일장관과 급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종수와 황충성은 비(非)군사 회담에 자주 등장했다. 전종수는 전인철 전 북한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21차례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에 18차례 참여했다. 가장 최근의 당국 회담인 2015년 12월 차관급 회담의 북측 대표단장이었다. 황충성은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 등의 직함으로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에 여러 차례 나섰다.

평창올림픽 外 의제는?

이번 회담 제1의제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다. 하지만 남북 모두 남북 관계 전반에 관한 사안들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은 우선 작년 7월 북에 제안했던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북측은 한·미 연합 훈련과 미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제재 완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거론할 수도 있다. 모두 양측의 이견이 큰 사안들이라 이번에 절충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8/20180108002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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