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문장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5일 "그것(김정은 신년사)이 진짜 올리브 가지(olive branch)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도 "북한이 내민 올리브 가지에 흥분하지 말라"고 했다.

영어에서 올리브 가지는 '평화' '화해 메시지'라는 뜻이다. 올리브 가지는 왜 그런 뜻을 가지게 됐을까.

올리브 가지가 묘사된 가장 잘 알려진 문서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수록된 구약성서 창세기다. 방주를 타고 표류하던 노아가 배에서 날린 비둘기가 올리브 가지를 물고 돌아오자 육지가 멀지 않았음을 알았다는 내용이다. 올리브 가지가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암브로시오스 조그라포스 한국 정교회 대주교(한국외국어대 그리스불가리아어과 교수)는 "올리브 나무는 척박한 토양에서 잘 버텨내는 습성 때문에 '시련을 이겨내는 꿋꿋한 존재'로 사랑받았다"며 "그리스 등 지중해 지역에서 올리브는 '영생과 부활' '화해와 평화'의 상징물이다"고 설명했다.

올리브 가지는 미국 독립사에도 등장한다. 미국의 독립주의자들은 1775년 영국 왕에게 무력 충돌을 피하자는 청원서를 보냈다. 그 청원을 '올리브 가지 청원(Olive Branch Petition)'이라고 부른다. 조 지 3세가 이 청원을 거부하면서 전쟁 분위기가 고조됐고, 이듬해 독립선언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대문장(大紋章·the Great Seal·사진)에도 올리브 가지가 들어 있다. 1782년 흰머리수리가 한쪽 발에 올리브 가지를, 한쪽 발에는 화살을 붙들고 있는 국장 도안이 의회에서 채택됐다. 올리브 가지와 화살은 의회의 독점 권한인 '평화'와 '전쟁'을 뜻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8/201801080017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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