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제10기 대의원 가운데 궐석 대의원이 충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언론들은 지난달 2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0기 5차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장일선 대의원, 리주오 대의원, 한봉춘 대의원 등이 의제에 관해 토론했다고 전했다.

장씨는 지난 99년 4월 내각 국토환경보호상으로, 리씨는 지난해 5월 경공업상으로 각각 임명됐고 또 한씨는 현직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번 회의에서 전력과 석탄에 관해 토론한 것으로 미루어 전기석탄공업성의 간부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98년 7월 실시된 선거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대의원으로 선출되지 않은 장씨 등 3명이 어떤 과정을 거쳐 대의원이 됐는지는 알 수가 없다.

북한언론이 대의원 재ㆍ보궐선거가 실시됐다는 소식을 보도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최근의 탈북자들도 재ㆍ보궐선거에 참여한 적이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당국이 이들을 내각의 고위간부로 임명하면서 대의원 직도 함께 임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통상적으로 내각의 상과 상급 간부들, 각 도인민위원장을 모두 대의원으로 선출해 온 점을 감안하면 장씨등 3명의 전임자들은 해임과 동시에 대의원직도 이들에게 인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장씨 등과 함께 지난 99년 이후 새로 등용된 강능수 문화상(1999.10), 변영립 교육상(1999.5), 오수용 전자공업상(1999.12), 심원일 인민보안성 정치국장(2000.4), 김기룡 조선중앙통신사장(2000.8), 차승수 조선중앙방송위원장(2000.8), 김경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1비서(2001.10), 최남균 내각 수매양정상(2001.12), 안극태 평남도 인민위원장(1999.3), 권춘학 황남도 인민위원장(1999.6), 박경삼 평안북도 인민위원장(2002.2) 등도 대의원으로 임명됐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례로 '안극태'의 경우 당초 10기 대의원이 아니었으나 평남도 인민위원장에 임명된 후 지난해 4월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0기 4차회의에 대의원으로 참석, 토론자로 나섰던 것으로 확인돼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노동당 공천을 거쳐 선거에서 선출되지만 사실상 선거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이어서 소수의 대의원을 충원하는데 굳이 보선을 실시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제10기 대의원 가운데 사망자가 17명선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북한은 이번 5차회의의 대의원 수가 98년 7월 원구성 당시와 같은 687명이라고 밝혀 일부 궐석 대의원을 충원했음을 시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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