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DMZ 귀순'… 北, 귀순병 쫓아 군사분계선 월선 시도
우리軍, 경고방송 이어 즉각 대응… 50분 뒤 北서 수발 총성

19세 북한병사, AK소총 소지 "경계 근무 서다가 탈출한 듯"
20일 동해로 귀순한 北주민 2명, 군용어선 이용… 군인 가능성도


 

 

북한군 1명이 중서부 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GP(최전방 경계 초소)로 귀순해온 21일 우리 군과 북한군의 대응은 과거와 달랐다. 북한군은 이례적으로 수색조를 투입해 군사분계선(MDL) 월선을 시도했고, 우리 군은 경고 사격으로 맞섰다. 지난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발생한 북한군 귀순 사건으로 양측의 긴장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1일 오전 9시 20분쯤 중서부 전선(경기도 연천) MDL 인근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감시 장비 등을 동원해 확인한 결과 북한군 수색조로 추정되는 무리가 DMZ 내 북측 지역에서 MDL을 향해 천천히 남하하고 있었다. 1시간 15분쯤 전 우리 측으로 귀순해온 북한 병사의 무단이탈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수색에 나선 것이다. 북한군이 멈추지 않고 MDL 월선을 시도하려 하자 우리 군은 9시 24분쯤 경고 방송에 이어 K-3 기관총으로 20여발의 경고 사격을 가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추격조가 대응 사격을 하거나 남하를 멈추지 않았다면 교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군 수색조는 북측 지역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약 50분이 지난 10시 13분과 10시 16분 두 차례에 걸쳐 북측 지역으로부터 수 발의 총성이 들렸다. 군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 총알이 날아오거나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고 했다.
 

북한군이 무단이탈 병사를 찾기 위해 DMZ에 수색조를 투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달 13일 'JSA 귀순'건 이후 JSA 경비 병력을 모두 교체하고 지휘관과 상급 부대 간부들도 문책하는 등 군인들의 남한 귀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군이 이번에 즉각 경고 사격을 한 것도 JSA 귀순의 '교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북한군 추격조가 귀순병을 추격하며 권총과 AK-47 소총으로 40여발을 쐈는데도 우리 JSA 경비대대 초병들이 응사나 경고 사격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처'란 지적이 있었다.

이날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나이가 19세가량이고, 입대 2년 차의 신병으로 알려졌다. 특이한 점은 개인 화기인 AK 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MDL을 넘어 귀순해온 북한 병사들은 대부분 비무장 상태였다. 군 관계자는 "이번 귀순병은 경계 근무 도중 탈출한 것 같다"고 했다. 이 병사는 국정원·경찰·기무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팀으로 신병이 넘겨져 귀순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안보 당국에선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북한 주민 2명이 어선을 타고 동해상으로 귀순해온 지 하루 만에 북한군에서 귀순자가 나온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로 인해 북한 체제의 내구력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정황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귀순한 2명이 타고 온 배는 북한군 소속 부업선(군대에서 부업으로 고기를 잡는 배)이었다. 정부 소식통은 "일단 군 소속 민간인으로 추정되나 군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올해 귀순한 북한 군인은 총 4회 4명이고, 북한 주민까지 합치면 총 9회 15명이다. 작년에는 총 3회 5명(군인 1명 포함)이 귀순해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귀순 사건 4건(5명)이 집중돼 "대량 탈북의 전조(前兆)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6월은 보릿고개를 겪는 시기라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귀순하는 경우가 있다"며 "북한에선 겨울철 식량 사정도 녹록지 않은 데다 국제사회의 전방위 제재·압박의 여파로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귀순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2/20171222002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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