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정상회담] 文대통령·시진핑 무슨 얘기

習 "모두 아는 이유로 관계 후퇴", 文 "어려움을 易地思之 기회로"
시진핑이 한달전에 이어 또 "中·韓 관건적 시기" 언급한 건 한국의 '3不' 지켜보겠다는 뜻
文대통령의 평창 초청에 시진핑 "진지하게 참석 검토… 내가 못가면 고위급 보내겠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3번째다. 청와대는 독일과 베트남에서 가진 두 번의 정상회담으로 더 이상 사드 문제가 거론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시 주석은 이번에도 사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 주석은 "지금 양국 관계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며 '미래'에도 무게를 뒀다.

◇이번에도 사드 언급

문 대통령은 지난달 베트남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뒤 "12월 정상회담 때는 사드가 정상회담 의제가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자신이 문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고도 사드 배치 반대 입장과 함께 "사드 문제를 한국이 적절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며 다시 이 문제를 꺼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좌절을 겪으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지금 양국 관계는 빠른 속도로 개선이 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관리를 잘해나가자"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우리가 추구하는 더 나은 길을 닦아 관계를 개선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시 주석 발언의 무게는 미래의 '관계 개선'에 실려 있다" "새로운 관계 회복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공개 발언에서는 "지금 모두가 아는 이유 때문에 중·한 관계는 후퇴를 경험했다"고도 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인민대회당 의장대 사열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북대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중국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최근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역지사지(易地思之)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그간의 골을 메우고 더 큰 산을 쌓아 나가기 위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중대 관심사에 대한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조속히 회복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중·한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관건적 시기에 처했다"며 지난달에 이어 다시 '관건적 시기'라는 말도 꺼냈다. 전문가들은 '관건적 시기'라는 말을 꺼내는 것은 한국의 MD(미사일 방어 체계) 불참, 사드 추가 배치 금지,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등 이른바 '3불(不)'을 향후 준수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의미'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이 회담에서 '3불'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이른바 '쌍중단'도 제안하지는 않았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문 대통령 "새로운 시대 열자"

사드에 대한 논의 이후에는 한·중 관계 정상화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윤영찬 수석은 "양 정상은 경제·사회·문화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한·중 협력을 정치·외교·안보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며 "정상 차원은 물론 다양한 고위급 수준의 전략 대화를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중 정상은 일상적인 의사소통의 활성화를 위해 핫라인(Hot Line)도 구축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필요한 때에 한·중 정상 간 전화 통화가 잘 안 될 때가 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중, 한·중·일 등 다양한 형태의 3자 협의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되돌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관왕지래·觀往知來)"며 "저는 양국이 운명적 동반자라고 믿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회담을 통해 한·중 관계를 한 단계 더 격상시켜 평화·번영의 역사를 함께 써 나가는 아름다운 동행의 새롭고 좋은 첫 발걸음을 함께 내딛자"고 했다.

두 정상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도 뜻을 같이했다. 윤 수석은 "두 정상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그리고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이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초청했고, 시 주석은 "참석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며 만약 참석할 수 없다면 반드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답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이 전날 노영민 주중 대사를 난징 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 보낸 것과 관련, "한국에서 그 행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대사를 참석시켜 준 점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전날에 이어 "다시 한 번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15/2017121500266.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