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연구소와 보잉이 개발 중인 고강도 극초단파 무기 '챔프' /NBC 홈페이지


미국이 전자레인지의 원리를 이용해 북한의 미사일을 무력화하는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NBC 방송은 미 공군연구소와 보잉이 2009년부터 공동으로 ‘챔프(CHAMP)’라는 이름의 고강도 극초단파(HPM) 무기를 개발해왔다고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마틴 하인리히(민주당) 상원의원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전자레인지에 금속을 넣으면 일어나는 일과 같다”고 말했다.

챔프는 극초단파를 발신해 지상의 미사일 지휘통제장치를 파괴하거나, 미사일 자체의 회로를 파괴할 수 있다.

이 무기는 순항미사일에 탑재되거나 B-52 등 전략폭격기에서 발사할 수 있다. 낮은 고도로 비행한 뒤 목표물에 극초단파를 발신하도록 고안됐다. 폭격기에서 발사될 경우 1100㎞를 자체 비행할 수 있다.

NBC는 미국이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챔프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20년 넘게 전자파를 무기화하는 연구를 해왔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서는 지상에서 전파를 쏘아 올려 작은 드론 등을 무력화하는 데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극초단파를 공중에서 발사하는 방식으로 무기화하기 위해서는 크기와 무게를 줄여야 한다. 실전에 투입할 정도로 개발이 진척되지 못한 이유다.

NBC가 입수한 미 공군 자료에 따르면 챔프는 B-52에 실려 미국 유타주에서 시험발사됐다. 2012년 시험 당시 목표 건물 안에 있던 통신시설과 컴퓨터 회로를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군사전략가인 데이비드 텝튤라 전 공군 중장은 극초단파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를 무력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기후 조건이 좋지 않은 한반도 상공을 빠른 속도로 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챔프를 순항미사일에 탑재할 경우 저고도 비행으로 식별이 어렵고, 날씨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다만 극초단파를 목표물에 발신하기 위해서는 챔프가 어느 정도 목표물에 근접해야 한다. 폭발이 일어나는 재 래식 미사일과 달리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기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인리히 의원은 “이 무기를 실전에 투입하는 것은 기술적 문제라기보다는 선택의 문제”라고 했다. 국방부가 결정만 한다면 실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챔프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미 공군연구소의 메리 로빈슨 연구원은 “실전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6/20171206017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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