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국가안보전략 NSS, 임기 첫해 이례적 발표 앞둬]

'강한 美' 외친 레이건주의 확대
북한 ICBM 위협에 대응 위해 위성에 미사일포착 센서 부착 등 '우주 공간의 무기화' 나서
中에 대해선 경제 영향력 견제
 

레이건, 트럼프
레이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주 공간에서 적국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을 포함한 '스타워즈(Star Wars)' 계획 등을 담은 신(新)국가안보전략(NSS)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등이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스타워즈 계획은 1980년대 미·소 냉전시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채택된 것으로, 미국은 스타워즈 계획에 과도하게 맞서다 몰락한 구(舊)소련을 제치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에 등극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격적인 감세안을 사실상 통과시킨 데 이어 스타워즈 계획 등을 밀어붙이면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강한 미국론'을 잇는 신(新)레이건주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은 미국의 대외 전략을 대내외에 공포하는 것으로, 백악관은 1980년대 후반부터 정기적으로 이 전략을 수립해 발표해왔다. 그러나 새 대통령이 임기 첫해에 이를 완성해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경제 경쟁, 러시아의 개입 전략에 대한 대응, '우주 공간의 무기화(weaponization of space)' 등에 초점을 맞춘 국가안보 전략을 승인했고, 외교·안보 라인도 이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오는 2050년까지 세계적인 지도국가로 나서겠다며 사실상 미국과 패권 경쟁을 선언한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 파워를 견제하는 데 주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러시아와 관련해서는 미국에 대한 각종 개입 전략, 즉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 위협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정규전·비정규전·사이버전을 혼합한 복합 전술로, 미디어를 동원한 여론전, 선거 개입 등도 포함된다. 악시오스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우주 공간의 무기화'는 레이건 대통령 때 구소련의 핵무기 요격을 위해 마련한 스타워즈 계획에서 유래한 용어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미 의회는 지난 7월 북한 등이 쏘는 탄도미사일의 발사 자료를 수집하는 센서를 인공위성에 장착하는 방안을 확정하는 등 우주 공간을 활용한 미사일 방어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지난 5월에는 미 공군이 비밀리에 시험 중인 우주 왕복선 'X-37B'가 718일 동안 우주에서 머문 뒤 플로리다주(州) 케네디우주센터로 돌아오는 등 우주 공간을 무기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새 안보전략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NSC가 주도해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등도 지난주 초안의 핵심 내용에 동의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악시오스는 "이전 국가안보 전략들보다 더 냉철하고 현실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 안보 전략 발표를 계기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 '강한 미국' 등을 내세웠던 레이건 시절 정책을 계승했음을 표방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이날 WP에 게재한 칼럼에서 "레이건 전 대통령은 트럼프와 달리 자유무역주의를 신봉하고 보호주의적 조치들을 거부했으며, 미국이 도덕적 표상과 인류를 위한 횃불이 돼야 한다고 믿었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신은 로널드 레이건이 아니다"고 했다.

레이건의 감세안은 1986년 민주당도 동의해 상 원에서 97대3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한 반면 51대49로 가까스로 통과한 트럼프의 감세안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재무부 고위관리였던 유진 스튜얼은 최근 USA투데이에 "레이건 행정부 당시 국가부채는 GDP의 25%였는데 지금은 77%에 이르러 지금 감세는 결국 미래의 증세를 부를 것"이라며 "레이건과 트럼프는 다르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6/20171206003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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