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北 '화성-15형', 신형 탄도미사일"…뭉툭해진 탄두, 다탄두 장착 의도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새벽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신형 미사일로 평가했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3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사진을 공개한 화성-15형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초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설명하면 화성-15형은 신형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성-15형은 외형상 탄두의 모습, 1·2단 연결 부분, 전반적인 크기 등에서 이전에 공개한 화성-14형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세부 기술적 문제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화성-15형은 재진입체가 들어 있는 탄두부가 둥굴고 뭉툭한 다탄두 장착 형상으로 제작됐다. 지난 7월 두 차례 발사된 화성-14형이 뾰족한 탄두부를 가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탑재 탄두 중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다탄두 장착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화성-15형 발사 이후 중대보도를 통해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탄두 형태는 요격률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 실전 배치한 ICBM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1기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하는 ‘다탄두 재돌입체(MRV·Multiple reentry vehicle)’ 형태다. 1기의 미사일에 1기의 탄두만 있으면 지상에서 요격하면 된다. 다탄두 재돌입체는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여러 개의 재돌입 운반체가 각각의 표적을 향해 날아간다. 요격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지는 것이다. 북한이 장래 다탄두 ICBM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이번 화성-15형 발사로 보여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화성-15형의 동체 길이는 21m로 화성-14형(19m)보다 2m가 늘어났다.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차축도 9축으로 늘어났다. 기존의 화성-14형은 8축이었다. 동체 길이가 커진 만큼 발사대 차축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화성-15형의 TEL은 중국제를 북한이 모방해 새롭게 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엔진도 변화했다. 1단에 화성-14형에 사용한 백두산 엔진 2개를 결합해 지름이 커졌다. 특히 2단 추진체는 완전히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지름이 화성-14형보다 커진 것에 비춰볼 때 주 엔진에 버니어 엔진(보조엔진)을 4~6개가량 단 것으로 추정됐다.

노 실장은 “어제 공개된 것은 (화성-14형과 비교해) 최고 고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며 “진전된 형태나 정확한 내용은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