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귀순 병사의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 교수(중증외상센터장)가 작심을 하고 현재 의료 현실을 비판했다. 이 교수는 22일 오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북한 군인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털어놓았다.

우선 이 교수는 이번 수술을 두고 주변의 시선이나 비판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서울에 있는 ‘빅5’ 병원이 아닌 아주대 같은 신생 의대는 외부에서 나쁜 의견이 제기됐을 때 힘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아주대병원장이 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는 점도 폭로했다. 이 교수는 “원장이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했지만 외신기자까지 와 있는데 그러면 창피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작금의 논란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기생충, 분변, 위장 내 옥수수까지 공개돼 (북한 귀순) 병사의 인격에 테러를 가했다”는 글을 올리며 이 교수를 정면 비판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 교수는 “말이 말을 낳고, 낳은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며 말의 잔치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사들은 환자에 대해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또한 그동안 소신이던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정부 지원 부족과 인프라 미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교수는 “현재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에 병상이 100개인데, 사투를 벌이는 환자가 150명이나 된다”면서 “(오늘도) 30분 전(10시 40분경)부터 중환자실이 꽉차서 환자를 더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행 응급환자 수송 체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번 북한군 병 사가 현장에서 병원까지 오는데 30분이 걸렸고, 응급조치와 수술준비를 하는 데 30분이 걸렸다”면서 “이는 미군 더스틴호프팀의 후송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귀순 병사가 한국에서 치료를 빨리 잘 받을 것을 기대하고 귀순하지 않았겠느냐”면서 “하지만 응급실에서는 환자들이 내버려져 있다가 죽을 수 있을 정도(사람이 많고 시설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2/20171122014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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