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트럼프 35분 국회 연설

나치즘·공산주의… 미국의 결의를 시험한 체제들은 버림받았다
서울서 25마일 북쪽, 번영의 기적은 거기서 끝나고 감옥국가 시작
국가 힘은 폭군의 거짓 영광이 아닌 국민의 진정한 영광에서 나와
한국은 세계에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강력하고 위대한 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에서 한 35분간의 연설은 인사말만 빼면 거의 전부가 북한과 관련된 내용이라 할 수 있었다. 그중에도 24분가량은 북한 체제를 규탄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6·25전쟁과 한·미 동맹사를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경고를 보냈고, "자유로운 하나의 한국, 안전한 한반도를 꿈꾼다"는 메시지로 연설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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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박수 받자 '엄지척' 화답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마친 후 기립 박수를 치는 의원들을 향해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리고 있다. /이덕훈 기자
"피로 지킨 휴전선… 한국의 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을 대표해서 대한민국 국민께 연설할 영광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한 뒤 곧이어 6·25전쟁을 언급했다. 한·미 동맹의 역사와 가치를 돌아보는 내용이었다. 그는 "양국의 동맹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 단련되고 역사의 시험으로 강해졌다. 인천 상륙작전부터 포크찹힐 전투까지 한·미 장병들은 함께 싸웠고, 함께 희생했으며, 함께 승리했다. 1951년, 연합군은 우리가 오늘 자랑스럽게 모여있는 서울을 탈환했다. 연합군은 오늘날 자유로운 사람들과 억압받는 사람들을 나누고 있는 그 (휴전)선을 긋기 위해 북진하려 애썼다. 한·미 양국 군은 그 선을 70년 가까이 함께 지키고 있다. 전 세계가 알고 있듯 그 후 한반도 남쪽에서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매우 짧은 시간 안에 한국은 완전히 파괴된 나라에서 지구상 가장 부강한 국가 반열로 올라섰다. 한국의 경제적 변모는 정치적 변화와도 관련 있다. 긍지 있고 자주적이며 독립적인 한국인들은 스스로 통치할 권리를 요구했다. 1988년 자유 총선을 치렀고, 같은 해 첫 올림픽이 열렸다. 얼마 후 첫 문민 대통령을 선출했다.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는 수백만명이 줄을 서서 가장 소중한 물건들을 기꺼이 내놓았다. 한국의 부는 금전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것은 정신의 성취이자 혼의 업적"이라고 했다.

"북한은 감옥 국가, 핵무기 추구는 헛된 희망"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국의 기적은 정확히 1953년 진격했던 지점, 우리로부터 25마일 북쪽까지만 미쳤다"며 "기적은 거기서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체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번영은 거기서 끝나고 북한이라는 감옥 국가(prison state)가 슬프게도 시작된다. 이 잔인한 독재 정권은 국가에 대한 충성이라는 가장 제멋대로인 기준으로 주민들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고, 계급을 나눈다. 약 10만명이 정치범 수용소(Gulag)에서 고통받고, 강제 노동에 시달리며, 고문·기아·강간·살인을 지속적으로 당한다. 한쪽 코리아는 자유와 경이, 문명과 놀라운 성취가 있는 미래를 선택했지만 다른 쪽은 지도자가 압제, 파시즘, 억압의 기치 아래 자신의 국민을 감옥에 넣고 있다. 북한 독재자는 주민들이 (남과 북의) 잔혹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도록 점점 더 무모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은 이단적 종교집단(cult)처럼 통치되는 나라다. 대한민국의 성공은 김정은 정권의 핵심에 있는 어두운 환상을 결정적으로 훼손한다. 서울에서는 국가의 힘이 폭군의 거짓 영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강력하고 위대한 한국 국민들의 진정한 영광에서 나온다. 그래서 김씨 정권은 국내의 완전한 실패로부터 (주민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대외적 갈등을 촉발한다. 한국 배들을 공격하고, 오토 웜비어를 고문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또 헛된 희망에 젖어 핵무기를 추구한다. 한반도는 그 주술 아래 분단된 채 놓여있다. 우리는 북한이 그 목표를 이루도록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힘의 시대, 우리를 시험하지 말라"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과거 미국이 자제했던 것을 유약함으로 받아들였지만, 치명적인 오산이 될 것"이라며 김정은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우리 (트럼프) 정부는 과거와 매우 다르다.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우리를 시험하지 말라. 우리는 공동의 안보, 우리가 공유하는 번영, 우리의 신성한 자유를 방어할 것이다. 미군은 나치즘, 제국주의, 공산주의, 테러와 싸우는 데 목숨을 바쳐왔다. 미국은 갈등이나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절대 도망치지도 않을 것이다. 역사 속에는 어리석게도 미국의 결의를 시험하다가 버림받은 체제들이 넘쳐난다.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이 협박이나 공격받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지키기 위해 그토록 치열하게 싸우며 생명을 걸었던 땅에서 역사상 최악의 잔혹이 반복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핑계댈 때는 끝났다. 이제는 힘의 시대다.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항상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 세계는 불량 정권(rogue regime)의 핵 파괴 위협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김정은, 핵 폐기해야 미래 있을 것"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 독재 정권의 지도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하러 한반도에 왔다"고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로 나오라는 얘기였다. 그는 김정은에게 "당신이 가지려는 (핵) 무기는 당신을 안전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오히려 더 심각한 위험에 빠뜨린다. (지금의) 북한은 당신 할아버지가 꿈꿨던 낙원이 아니다. 그 누구도 가서는 안 되는 지옥이다. 하지만 신과 인류에 대해 당신이 지은 죄에도 우리는 더 나은 미래로 향한 길을 제안할 준비가 돼있다. 그 길은 도발을 멈추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총체적 비핵화를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빛, 번영, 평화의 미래를 희구한다. 하지만 이런 밝은 길을 논의하려면 북한 지도자들이 위협을 중단하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 사악한 북한 정권이 한 가지는 제대로 보고 있다. 한민족의 운명이 영광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운명의 모습은 잘못 알고 있다. 한민족의 운명은 억압의 굴레에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자유의 영광 속에 번영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성취한 것은 한국만의 승리가 아니라 인간 정신을 믿는 모든 나라의 승리다. 대한민국은 우리에게 무엇이 가능한가를 보여줬다.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들 가운데 강력하게 위대하게 우뚝 섰다. 우리는 함께 자유로운 하나의 한국, 안전한 한반도, 가족의 재결합을 꿈꾸고 있다. 핵의 악몽이 아름다운 평화의 약속으로 바뀌기를 꿈꾼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강력하고 기민하게 버틸 것이다. 우리의 눈은 북한을 지켜보고, 우리의 가슴은 모든 한민족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날을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9/20171109001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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