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외교위 청문회 출석
"김정은의 남한 붕괴 로드맵은 핵 완료→美와 협상→미군 철수"
 

지난해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1일(현지 시각) 미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해 "김정은 정권의 공포 통치에도 (북한 내부에) 중대하고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2010년 '아랍의 봄' 같은 과거엔 상상할 수 없었던 주민 봉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내부자의 눈으로 본 북한'이란 주제로 열린 미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북한 주민들이 국가의 선전 선동에 무관심하고 한국산 영화와 드라마를 점점 더 많이 보는 등 날이 갈수록 국내 통제가 약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외부) 정보 전달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며 "단순한 드라마 유입이 아니라 북한 주민에게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의 기본 개념을 교육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고 했다. 또 "북한 주민에게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김 왕조의 그 누구도 '신'이 아니라는 것을 무엇보다도 먼저 알려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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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태영호(왼쪽에서 둘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에드 로이스(오른쪽에서 둘째) 하원 외교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태 전 공사는 "미국 정부가 중국과 대화를 통해 중국 내 모든 탈북자들이 서울로 갈 수 있는 통로를 개설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이 대규모로 중국으로 탈출하는 사태가 벌어져 북한 정권이 순식간에 붕괴될 수 있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과 관련해 "솔직히 말하면 김정은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군사력의 힘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오판 때문에)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을 완료하면 미국과 협상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며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 한국에 들어있는 외국 투자도 빠져나갈 것이라는 게 북한의 계산"이라고 말했다. 남베트남이 몰락할 때처럼 미군이 철수한 뒤 외국인 투자가 빠져나가면 한국도 버티지 못할 것이란 계산이라는 것이다.

그는 "군사행동을 취하기 전에 (미국은) 적어도 한 번은 김정은을 직접 만나 현 방향을 고수하면 파멸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전해야 한다"며 "군사 옵션을 결정하기 전에 비(非)군사적 옵션을 다 시도해봤는지도 재고해봐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한국을 향해 핵무기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김정은은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3/20171103002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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