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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드 협상, 원칙 버리고 무릎 꿇으면 돈·주권 다 잃어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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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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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이 '시진핑 2기' 출범을 계기로 사드 갈등 출구를 찾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사드 문제로 중국의 핵심 이익이 침해된 것을 한국이 인정해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訪中)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를 합의문으로 만들어 발표하자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양국이 사드 갈등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문 대통령 방중이 시급하다고 해서 사리에 맞지 않는 합의를 '항복문서' 제출하듯이 할 수는 없다.

사드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의 궁여지책이지 중국을 겨냥한 것은 전혀 아니다. 북핵·미사일 위협이 없으면 사드는 필요하지 않다. 지금이라도 북이 핵·미사일을 포기하면 사드는 당장 철수한다. 한국 사드는 미사일 요격형이어서 전방 탐지 능력 자체가 크게 제한된다. 설사 전방 탐지 모드로 바꾼다고 해도 직진하는 전파의 특성상 둥근 지구에서 중국 내륙 지방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중국이 정말 자국 핵심 이익이 침해될 것을 우려한다면 일본에 배치된 전방 탐지형 사드를 문제 삼아야 한다.

그동안 중국은 우리 측의 이런 설명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목적이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기회에 한국을 길들이고 한·미 동맹에 균열을 만들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한·미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한국이 인정하게 만들면 그 두 가지를 모두 얻는 것이다. 중국은 국제법과 관례, 상식을 쉽게 짓밟는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상대 국가에 경제 보복을 일삼는다. 미 연방 상원의 코리 가드너 동아태소위 위원장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한국이 입은 피해를 120억 달러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 피해를 줄이자고 중국 앞에 사실상의 항복문서를 주게 되면 장차 몇 배, 몇 십배의 피해를 당하게 될 것이다.

2000년 한·중 마늘 분쟁 당시 중국은 한국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입 금지라는 터무니없는 조치를 취했다. 바늘이 오가는 갈등에 도끼를 내리친 것이다. 중국은 그런 나라다. 우리 정부는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중국에 무릎을 꿇고 쉬쉬했다. 그때 우리가 끝까지 원칙을 지켰으면 중국이 사드에 대해 이렇게 무도하게 나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드 문제는 양국 정상이 먼저 회담을 가진 후 이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사전 합의가 필요하다면 2004년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 차원에서 진행한 동북공정을 봉합한 구두 합의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5개 항의 이 합의는 '상대방의 우려를 이해하고 유념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당시 이 구두 합의는 관계 악화를 막는 계기가 됐다.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이 각각의 입장을 외교적으로 표현한 구두 합의에 반영한다면 새로운 출발점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드 갈등 해결은 우리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국을 제어할 수 있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게 해야 한다. 다음 달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 역할을 해야 한다. 한·미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6/20171026041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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