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보도… "시 주석, 북한에 중요한 무언가를 할 힘 갖고 있다" 발언도]

中당대회 고려, 일단 압박 자제… 내달부터 거세게 밀어붙일 듯
트럼프 "무슨 일 일어날지 보자, 우린 모든 것이 준비돼 있다"
김정은 비자금 관리하던 前간부
"이번 제재는 역대 최고 폭탄급… 계속땐 1년내 北사회기반 붕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 달 3~ 14일 아시아 첫 순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을 더 압박하라"고 직접 요청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날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은 북한과의 교착 상태가 통제 불능에 빠지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달 말 중국 공산당 19차 대회가 끝나면 시진핑 주석의 권력이 더욱 공고화되는 만큼 시 주석이 대북 압박에 쓸 수 있는 지렛대도 더 강해질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계산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리는 "대통령 관점에 보면 (중요 행사인 당대회가 끝난 만큼) 이제 당신(시 주석)에게 (북한 압박에 대한) 변명의 여지는 더욱 없어졌다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절대로 가볍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19차 당대회에 집중해야 하는 시 주석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북한 문제와 관련, 중국을 거세게 밀어붙이지 않았지만 내달 초가 되면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부산에 온 레이건 航母 -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동해와 서해에서 진행한 한·미 해군 연합훈련을 마치고 21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입항하고 있다. 축구장 3개 크기의 비행갑판에 수퍼호넷(FA-18), 해상작전헬기, 적의 레이더를 교란시키는 전자전기(EA-18G), 공중조기 경보기 호크아이(E-2C) 등이 탑재돼 있다.
부산에 온 레이건 航母 -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동해와 서해에서 진행한 한·미 해군 연합훈련을 마치고 21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입항하고 있다. 축구장 3개 크기의 비행갑판에 수퍼호넷(FA-18), 해상작전헬기, 적의 레이더를 교란시키는 전자전기(EA-18G), 공중조기 경보기 호크아이(E-2C) 등이 탑재돼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공개된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당대회를 마칠 때까지는 "일을 아주, 아주 조심히(very low key) 처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시 주석이 북한과 관련해 아주 중요한 무엇인가를 할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우리는 어떤 것에도 준비돼 있고, 너무나 준비돼 있어서 당신은 믿지도 못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압박 강도는 최근 빠르게 상승하는 분위기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 적자 해소나 남중국해 분쟁 해결을 위해 중국을 압박할 경제적 무기를 갖고 있다"며 "(중국과) 협력하는 방법과 (미국이) 행동을 먼저 취해 중국이 반응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8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다음 세기 인도와의 관계 정립' 세미나에서도 "인도와는 달리 중국은 매우 책임감이 부족하며 때때로 국제법과 규범을 훼손한다"며 "미국은 중국과 건설적 관계를 추구하지만, 중국이 이웃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고 미국과 동맹국에 불이익을 준다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양국 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남중국해 갈등 등 민감한 사안은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에 뜬 美 B-1B - 미국의 B-1B ‘랜서’ 폭격기가 21일 우리 공군 F-15K의 호위를 받으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가 열리는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 인근의 450~500m 상공을 저공비행하고 있다. B-1B는 이날 오전 괌 앤더슨 기지에서 날아왔으며, 이처럼 저공비행하는 모습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

유엔과 미국의 제재가 지속하면 북한의 경제적 기반이 1년 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북한 김정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 간부 출신인 리정호씨는 지난 19일 미 하원 의원 회관에서 열린 북한전략센터 주최 토론회에서 "이번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폭탄급"이라며 "이번 제재로 (김정은) 지도부가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1년 안에 사회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 시대 북한의 산업 기반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이번 제재로 수출과 수입마저 막히면 북한 경제는 탈출구가 없다는 것이다. 리씨는 39호실 산하 대흥총국의 선박무역회사 사장과 무역관리국장 등을 거쳐 중국 다롄 주재 대흥총회사 지사장을 지낸 북한 '외화 벌이' 분야의 핵심 인사였다.

그는 "과거에는 (유엔 등의) 제재가 회사를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회사) 이름만 바꾸면 간단히 제재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석탄 등 품목 자체를 금지한 만큼 북한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실례로 북·중을 오가는 배가 과거에는 150척이었는데, 지금은 그중 90척이 못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외부의 돈이 (북한으로) 유입되지 않으면 북한 경제는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리씨는 한국 정부의 800만달러 대북 지원 등에 대해서도 "북한 지도자에게 800만달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낡은 방법일 수 있다. 머리(생각)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5년을 내다보고 협상을 하지만, 이 사람(김정은)은 정권 유지를 위해 50년을 내다보고 협상을 하기 때문에 전략적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3/2017102300288.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