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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준] 평창의 자리 빼앗은 북핵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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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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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준 스포츠부 기자
석남준 스포츠부 기자

미국 유타주(州) 파크 시티는 2002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장소다. 지난 26일 방문한 이곳에선 나흘 일정의 'USOC(미국올림픽위원회) 미디어 서밋'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미국 대표팀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형 이벤트로 선수 119명이 참여했고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올림픽 이전에 미국 스타 플레이어들을 집단으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통상 미디어 서밋은 미국이 올림픽 참가 목표와 비전을 밝히고, 선수들이 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다가서는 축제의 자리다. 이번엔 달랐다. 옆자리의 미국 기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스포츠 기자회견이 아니라 정치 청문회 현장에 있는 것 같아."

미디어 서밋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은 '북핵 문제'였다. 이날 행사장에선 마땅히 주인공이 돼야 할 한국과 평창의 자리를 '북한'과 '핵'이 차지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파크 시티에서 3460㎞ 떨어진 뉴욕에서 북한 외무상 리용호가 "미국이 대북 선전포고를 했다"고 주장하는 회견을 열면서 북한 문제는 올림픽 이슈를 완전히 압도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자 USOC 회장인 래리 프롭스트와 USOC 스캇 블랙먼 CEO 등 미국 체육계 수뇌부가 참여한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12개 나왔다. 그중 4개가 북한 관련 질문이었다. 취재진은 "북한이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과거 소치·리우올림픽 때도 안전 문제가 제기됐지만, 이번 북한 문제는 (차원이) 다른 것 아니냐"고 물었다. USOC 수뇌부는 "우리는 (북핵 문제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평창올림픽에 어떤 의심도 갖고 있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분위기를 바꿔 놓을 수 없었다.

27일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을 찾은 각국 뉴스통신사 사진기자와 테크니션들이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대표단도 대회 준비 상황이 아닌 북핵 관련 질문에 답하느라 진땀을 뺐다. 평창조직위 김재열 부위원장이 "안전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 가족도 서울에 산다. 우리 가족은 평창으로 올림픽을 보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미국 기자들로부터 "어떻게 안전을 자신할 수 있다는 얘기냐" "북한 문제 탓에 티켓 판매도 저조한 것 아니냐"는 반문이 돌아왔다. 평창조직위는 준비했던 올림픽 홍보 상차림을 풀어놓지도 못하고 북한과 핵 문제에 답하느라 40분 가까운 질의응답 시간을 날려버렸다.

미국의 유력 매체 소속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대회를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그렇다 해도 지금 외국인들은 한국행이 두려울 수밖 에 없다. 북한 핵 문제가 있는 한."

요즘 외신은 김정은과 북한, 핵이라는 말로 도배가 된다. "두렵다"는 그의 말에 반박할 논리가 없어 입을 다물고 말았다. 북한은 1988년 서울올림픽 1년 전에는 KAL기 폭파로 재를 뿌렸다. 30년 만에 한국 땅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엔 핵을 선사했다. 우리 정부가 초청하려고 갖은 애를 쓰는 그 사람들이 벌이는 일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7/20170927031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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