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려 알지만, 차분한 협상 이뤄져야"
"FTA 유지는 미국 기업에게 한국시장 진출의 필요조건"

문재인 대통령은 20일(미국 동부시간) 미국의 경제금융계 지도자들과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되는 협정이라고 설명하고, 북한 도발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 연설에서 "한미 FTA가 교역 확대, 시장 접근성 향상,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미국이 요구한 개정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지만 한미 FTA를 굳건히 지키면서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에 투자한 대규모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뉴욕 금융ㆍ경제인과의 대화에서 현지 경제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뉴욕 금융ㆍ경제인과의 대화에서 현지 경제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한미 FTA는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이 지속 확대되는 상황에서 상호간 경제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상품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서비스산업에 강점이 있는 미국의 상호 호혜적 진출은 해당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요구에 의해 한미 FTA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기가 시작됐다"며 "한국은 성실히 협상에 임할 것이며 미국과 열린 자세로 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미 FTA의 호혜성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바란다"며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 규모가 2015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금년 상반기에도 30% 이상 감소했다는 추세도 감안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국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는 미국이 중요시하는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의 현대 기아차는 앨라바마와 조지아 공장에 약 100억불을 투자하여 3만여명의 고용을 창출했고,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약 170억 달러를 투자하고 3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나 한미 FTA의 성과와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함께 차분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FTA 유지는 미국 기업들에게는 한국시장 진출의 필요조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과 관련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메시지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국제사회와 다각적인 외교 노력을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북한 문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지난 60여년간 북한과의 대치상황에서도 꾸준히 발전해 온 한국경제에 대한 시장의 믿음은 굳건하다"며 "북한의 최근 핵실험 이후에도 한국 증시와 외환시장은 일시적인 변동 후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튼튼하고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도 안정적"이라며 "나는 지금이야말로 다시 도약하는 한국경제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경제발전을 위한 남북 경제협력과 동북아 경제협력 비전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경제협력은 그 자체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만들어가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이 체제안전과 발전의 길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며 "나는 동북아 국가들의 경제협력과 발전이 그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자연스럽게 경제협력의 틀로 들어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경제 정책을 '사람중심 경제'라고 설명하면서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세개 축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경제계의 주요 인사 20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사전 행사인 라운드테이블에는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을 비롯해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헨리 크래비스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회장,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 회장, 레온 블랙 아폴로 회장,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 다니엘 핀토 JP모간 사장, 제임스 포레스 씨티 사장이 참석했다.

우리측 참석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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