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으로써 적절하지 않은 표현, 정책적 혼선 야기"

18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는 문정인(66)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국회에서 공개 비판한 송영무(68) 국방부 장관에 대해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한 점을 들어 엄중 주의 조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이렇게 밝혔다. 국방 장관에 대해 '엄중 주의 조치'한 주체가 '청와대'라고만 밝혔으나, 최소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조율된 메시지일 것으로 추측된다. 윤 수석은 차관급이며, 이번 문재인 대통령 뉴욕 순방에 동행하지 않았다.

송 장관은 하루 전인 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 문정인 특보의 정부 비판 발언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한 야당 의원의 질의에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는 않아 개탄스럽다" "자유분방한 사람이라 상대해서 될 사람은 아니구나(생각했다)"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앞서 지난 15일 정치외교학자이자 대북 대화파인 문 특보는 군 출신인 송 장관의 '김정은 참수 작전 부대 창설' 발언을 들어 "부적절한 표현이다. 장관은 용어부터 정제된 것을 사용해야 한다"고 비판했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참모들이 공개적으로 충돌해 외교안보 정책에 혼선을 빚는 것으로 비쳐진 데 대해 매우 당혹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에 두 사람이 공개 설전을 주고받은 상황에서 송 국방장관에만 주의 조치를 하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사실상 '비상임 별정직'인 문 특보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한편 청와 대는 지난 6월 문 특보가 미국 워싱턴에서 "사드 때문에 한미 동맹이 깨지면 그게 동맹이냐"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면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해당 발언은 문 특보의 학자로서의 개인 생각일 뿐이며 대통령의 생각이 아니다"라며 "'이런 발언은 한미 관계에 도움이 안 된다'는 뜻을 정중하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19/20170919009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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