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엔 '北 꼼수 8가지' 보고서]

北 석탄을 러시아産 둔갑시키고 中민간 트럭 들여와 군용 개조
배 국적 세탁·위장 회사 설립도
 

중국 배가 북한 영해로 들어가면 자동위치추적 장치를 끈다. 이 배는 북한 항구에서 석탄 등 금수 물자를 가득 싣고서 공해로 나와 블라디보스토크 같은 러시아 항구로 향한다. 화물을 실은 채 머물다가 조용히 중국으로 돌아가면 북한산 석탄은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중국 시장에서 아무 문제 없이 팔려나간다. 지난주 미 재무부의 고위 관계자가 하원 청문회에 나와 증언한 북한의 '제재 피하기 방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미국 정부와 유엔 전문가 패널이 최근 북한이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피하는 8가지 유형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항구를 이용한 밀수와 물물교환, 선박 국적 위조, 해외노동자 임금 착취, 민간 장비를 군용으로 바꾸기, 해외 위장회사를 이용한 물품 구입, 외교관을 활용한 밀수, 아프리카 지역 무기 판매 등이 이 8가지 유형에 속한다.

물물교환은 북한이 금융기관을 통한 대금 거래 없이 현물 교환을 통해 제재망을 피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 재무부가 적발한 중국 단둥즈청금속재료라는 회사다. 이 회사의 중국인 사장은 북한산 철강과 무연탄을 사들이는 대신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부품을 구입해 북한에 보냈다. 금융 없이 물물교환 방식으로 거래했다.

민간용 제품을 들여와 군용으로 개조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 4월 김일성의 105회 생일 때 평양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서 북한은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 1호를 공개했다. 이 미사일을 싣고 행진하는 트럭의 연료통엔 '시노 트럭(Sinotruk)'이라는 로고가 선명했다. 시노 트럭은 중국 최대 트럭회사 중국중기(中國重汽)의 영문명이다. 유엔 조사 결과, 이 회사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북한에 군용이 아닌 민간용 트럭을 수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선박의 국적을 위조하거나 해외노동자 임금을 착취하는 것을 통해서도 외화를 벌어들인다. 북한 외교관을 동원해 밀수하거나 아프리카 등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 중국 등지에 위장회사를 세워 핵·미사일 부품을 확보하는 것 등도 제재를 우회하는 방법이라고 SCMP는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19/20170919002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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