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매티스 美 국방 '전술핵 재배치' 부정적 입장 표명…급제동 걸리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13일(현지 시각) “우리는 핵 억제력을 갖고 있으며 핵무기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며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에 대응해 우리가 자체적으로 핵 개발을 해야 한다거나, 우리가 전술핵을 다시 반입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급부상했던 ‘전술핵 재배치’ 논의에 대해 한미 양국 수뇌부에서 부정적 신호가 나온 것이다. 이 논의에 쐐기를 박는 수뇌부의 입장이 표명됨으로써 ‘전술핵 재배치’는 일단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매티스 장관의 언급에는 실익보다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에 핵으로 맞서겠다는 자세로 대응한다면 남북 간 평화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동북아 전체의 핵 경쟁을 촉발해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고 했다.

‘전술핵 재배치’가 북핵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동북아 ‘핵 도미노’를 야기해 역내 안정을 해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우리의 적이 핵무기가 어디 있는지 모르게 하는 게 오랜 정책”이라며 “우리가 핵무기를 어디에 보관할지, 핵무기나 그와 같은 것을 어디에 둘지를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핵 억제력을 갖고 있다”며 “미국을 핵무기로 공격하는 것은 자살행위임을 적국이 인식할 수 있도록 충분한 핵전력을 유지해야 한다. 미국에 대한 선제공격은 불가능하며 공격 시 미국의 보복이 엄청날 것”라고 했다.

이처럼 한미 양국 수뇌부에서 ‘전술핵 재배치’ 에 대해 동시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일 북핵 실험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한·일의 독자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 등 공격적 대북옵션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한미 양국에서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급부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