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 고조]

WP, 美국방정보국 보고서 보도… 北 '완전한 핵보유국' 진입 단계

- 트럼프의 레드라인에 근접한 北
핵탄두 500㎏ 수준으로 줄인 듯… ICBM 탑재해 美 본토 타격 가능
소형화 기술, 美 예상 뛰어넘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각) 미국을 위협하는 북한을 향해 "지금껏 전 세계가 본 적 없는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자신이 설정한 레드라인(한계선)에 북한이 거의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껏 '전략적 모호성'을 강조하며 대북 레드라인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통령의 관점에서 보면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추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 탑재 ICBM 개발'이 트럼프 대통령의 레드라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자체 입수한 미 국방정보국(DIA) 보고서를 토대로 "미 정보 당국이 지난달 28일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핵탄두 소형화'는 북한 핵·미사일 기술 수준에 대한 미국의 기존 평가를 뛰어넘는 것이다.
 
각국 핵탄두 소형화 성공 기간 및 중량 외
북한이 핵 탑재 미사일로 미국을 실제 위협하려면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했다. 하나는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핵탄두 소형화다. 지금껏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미국에 닿을 정도로 ICBM 사거리를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대기권 재진입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DIA 보고서처럼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면 북한의 ICBM 수준이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 단계에 사실상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달 두 차례의 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도 진전을 이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북한은 지난달 28일 ICBM급 '화성-14호'를 발사한 직후 "실제 조건보다 더 가혹한 환경에서도 전투부(탄두)가 안정적으로 작동했다"며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도 8일 발표한 2017년 방위백서에서 "북한은 다섯 차례 핵실험을 통해 기술적 성숙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탄두의) 소형화 실현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DIA 보고서도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평가한다"고 명시했다. WP는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성공적으로 시험했는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북한이 완전한 핵보유국으로 가는 길의 중요한 문턱을 넘었다"고 썼다.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숫자도 종전에 비해 많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WP는 "미 정보 당국은 북한 정권이 지난 7월 말 현재 최대 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고 전했는데, 이는 북한이 20~3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존 판단보다 두 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지난 4월 "북한이 작년 말 기준으로 3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2020년 보유량이 60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WP는 그러나 북한이 어느 정도까지 '소형화'에 성공했는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핵탄두 무게를 500㎏ 수준까지 줄여야 ICBM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핵탄두 소형화 사례를 보면 미국 110㎏, 러시아 255㎏, 영국 350㎏, 중국 600㎏, 인도 500㎏ 등이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면 중량을 500kg에 근접한 수준으로 줄였다는 의미로 보인다.

미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CFT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오늘은 북한이 완전한 핵보유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됐다"고 했다. 로버트 리트워크 우드로윌슨국제센터 수석 연구원도 WP에 "북한 핵·미사일 이슈가 처음에는 쿠바 미사일 위기처럼 느리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이제는 (핵폭탄을 빠르게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와 더 비슷해졌다"며 "김정은 시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은 더욱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0/20170810001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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