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또 다시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이를 둘러싼 증시 전문가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북한 리스크에 대한 학습효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반면, 외국인 이탈을 가속화해 변동성을 키우고 추가 상승을 막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자, 북한은 이날 성명을 통해 괌을 폭격할 수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괌 폭격이 미국 측에서 시사한 예방전쟁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 반짝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 매매가 이날 오전 10시 현재 307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37포인트(0.89%) 하락한 2373.36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사례로 봤을 때 북한 리스크는 학습효과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993년 노동 1호 미사일 발사부터 2011년 김정일 사망까지 북한 리스크가 발발한 초반에 변동성이 다소 커졌지만, 대부분 3거래일 이내 안정화됐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이름으로 이미 증시 전반에 반영돼있다는 의견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북한 관련 강경한 발언에는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었다”며 “결국 트럼프 발언 직후 엔화가 달러대비 강세를 보이는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졌으나 확산되기보다는 제한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환시장이 안정을 보이고 있고 미국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가 높다”며 “전일 중국 무역지표 부진이 인민은행의 긴축정책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우호적이므로 국내 증시는 장 초반 하락 후 외환시장의 변화에 따라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의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이 실제 성공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북한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기에 그쳤지만 ICBM 성공이 확인될 경우 일본과 미국이 북한의 마사일 공격 사정권에 들어오게 된다”며 “북한 사태를 조율하고 통제할 수 있는 대화의 주체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국제정세는 물론, 국내 금융시장도 북한 리스크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직접적으로 위축시켜 국내 증시의 반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최근 CNN, BBC, 파이낸셜타임즈스,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외신이 북한 리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을 메인 뉴스로 다루는 등 이번 사건이 상당히 민감한 투자 이슈라는 점이 부각됐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9/2017080901114.html#csidx08b4f42fab7e8b5bdaa7c3d68e88cba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