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대응할 전문가 양성, 디지털포렌식 교육 받아
 

지난 7월 31일 오전 말쑥한 정장 차림의 한 외교부 사무관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 교육실에 들어섰다. 강의가 시작되자 외교부 사무관은 두꺼운 노트에 복잡한 전문 용어 등을 빼곡히 적어 내려갔다. 이 사무관은 앞으로 6개월간 대검에서 디지털포렌식 교육을 받게 된다. 디지털포렌식 기술은 컴퓨터 및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에서 각종 정보를 복원하고 추출하는 것으로 주로 범죄 수사에 이용된다.

대검 관계자는 "외교부가 작년부터 외부의 해킹 공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자체 전문가를 양성하고 싶다면서 포렌식 교육 참가 의사를 밝혀 왔다"며 "외교부 공무원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초부터 크고 작은 해킹 시도에 시달려 왔다. 북한 해킹 조직은 작년 1~6월 외교부·국방부 공무원 등 90명의 이메일 계정에 대한 해킹 작업을 벌여 56명의 이메일 비밀번호를 빼내 갔다. 올 3월엔 중국 해커 조직이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사이버 보복을 예고한 일도 있었다. 당국에 따르면 이후 중국 IP(인터넷 주소)를 기반으로 하는 해킹 공격이 외교부에 집중됐다. 외교부는 최근 '사이버보안팀'도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해커가 컴퓨터에 침입해 무엇을 했는지에 관한 핵심 정보(로그 기록)는 컴퓨터 내부에 저장된다"며 "이 기록을 온전히 되살려내는 기술이 바로 디지털포렌식"이라고 했다. 해킹 조직의 정체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핵심 기술이란 것이다.

대검은 2001년부터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포렌식 교육을 해왔다. 외교·안보 부처 공무원 1~2명도 종종 참여하는데 지금까지는 대부분 국방부 소속이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8/20170808001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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