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중국 CCTV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군복 입은 모습을 5분가량 방영한 일이 있다. 중앙군사위 연합작전지휘센터를 시찰하는 모습이었다. 화면 속 시 주석은 얼룩무늬 군복에 각반을 차고 군화까지 신었다. 그는 "중국몽(中國夢·중국의 꿈), 강군몽(强軍夢)을 함께 실현하라"고 훈시했다. 시 주석이 '연합작전지휘 총사령관'이 된 사실도 이때 처음 알려졌다. 그의 군 장악력이 마오쩌둥에 버금갈 정도가 됐다는 말이 나왔다.

▶시 주석의 군복 입은 모습이 1년 3개월 만에 또 등장했다. 그저께 중국 네이멍구에서 열린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다. 시 주석은 위장복 차림에 군 지프를 타고 사열했다. 신형 무기가 대거 동원됐다. 병사들의 경례 구호는 '서우장(首長) 하오(好)', 즉 '수장님 안녕하십니까'에서 '주시(主席·주석님) 하오'로 바뀌었다. 그에게 집중되는 권력을 상징하는 듯했다. 열병식 장소와 정복자 칭기즈칸을 연관시키는 해석도 나왔다. 
 
[만물상] 군복 입은 시진핑

▶중국이 '국군의 날' 격인 건군절에 열병식을 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주로 건국기념일(10월 1일)에 했다. 과거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은 인민복을 입고 열병식에 참석했다. 한 중국 전문가는 어제 "중국 국제 채널인 CCTV4를 보니 '중국 전투기가 미국 F22를 따라잡았다. 중국 항공모함은 미국이 없는 기술을 갖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계속 틀고 있다"며 "이번 열병식은 미국을 겨냥한 군사 역량 과시용"이라고 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는 초록색 군복 차림에 시가를 문 모습으로 각인돼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도 군복 애호가였다. 그는 2011년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에 체포됐을 때도 군복 차림이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군복에 베레모를 썼다. 마오쩌둥은 주로 인민복을 입었지만 문화대혁명 시기엔 군복 차림으로 천안문 성루에 올랐다. '허삼관 매혈기' 작가 위화는 국내에도 번역된 산문집에서 "마오는 천안문에 올라 군모를 흔들며 광기에 젖은 학생과 군중에게 혁명의 파도를 일으켰다"고 썼다.

▶지금 중국에선 1인 지배 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CCTV는 시 주석의 하방(下放) 시절을 다루며 "100㎏의 밀을 메고 5㎞ 산 길을 걸었다"고 했다. '시진핑 우상화'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이런 시진핑이 '북핵 없애겠다고 북한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중국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무슨 일이 있어도 막겠다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을 주도하는 것도 시진핑이라고 한다. 우상화 단계까지 이른 시진핑 체제가 한반도에 어떤 풍파를 몰고 올지 걱정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31/20170731027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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