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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휴가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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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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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은 소문난 골프광이었다.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사령관으로 영국에 주둔할 때 영내 골프장을 만들어 매일 서너 홀씩 돌았다고 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성공 후엔 프랑스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사택으로 썼다. 대통령이 돼서도 휴가와 주말을 이용해 골프를 즐긴 게 800번이 넘는다. 비판 여론이 많았지만 주치의는 "골프라도 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스트레스로 우리에 갇힌 사자처럼 될 것"이라며 대통령을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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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일본에 대지진 참사가 발생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주말 골프를 즐겼다. 당시 공화당 차기 대권 주자이던 트럼프가 방송에 나와 "이런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아이언 샷 신경이나 써서야 되겠느냐"고 맹비난했다. 그랬던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 취임 후 한 달 동안 여섯 차례 골프를 치다 "그때 했던 비난을 잊었느냐"는 말을 들었다. 트럼프는 휴가 비용도 엄청나 그가 1년 안에 쓸 경비가 오바마가 8년간 쓴 여행 경비 1112억원을 웃돌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미국에서도 대통령 휴가는 늘 논란거리다. 위대한 대통령으로 존경받는 링컨 대통령도 남북전쟁 때 휴가 갔다가 부상 군인들의 원성을 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중에 휴가를 떠났다가 구설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루이지애나 홍수 피해 사태 때 골프를 즐기다 "당장 골프장에서 나오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도 서구 선진국 대통령들은 웬만해선 휴가를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 대통령들은 여론을 신경 쓸 때가 많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이 터지자 휴가를 취소하고 청와대에 머물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1년 중부 지방 폭우에 대응하느라 휴가를 늦게 떠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 이듬해 메르스 사태로 휴가를 떠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좀 다른 듯하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해 안보에 비상벨이 울렸는데 30일 여름휴가를 떠났다. 떠나는 걸 하루 늦췄을 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에도 휴가 중 북한이 미사일을 쐈지만 휴가를 취소하지 않았다. "안이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자 청와대는 "대통령이 휴가 취 소하면 국민이 더 불안해할 것"이라고 했다. 휴가 중에도 비상상황 대처 체계가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맞는 면도 있다. 대통령이 의연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대통령이 휴가지에 있어도 문제없이 굴러가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그런데 새 정부가 진짜 대비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이러는 건지, 그냥 선진국 대통령 흉내나 내는 것은 아닌지 솔직히 걱정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31/20170731000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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