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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한민구 장관의 불편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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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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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정치부 기자
이용수 정치부 기자

"제발 그런 말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얼마 전 한민구 국방장관이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점심을 함께했다.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며칠 전 송별 오찬을 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이 "가을까진 계실 것 같다" "이러다 연임하는 거 아니냐"고 우스개 섞인 말을 건네자 한 장관은 이렇게 정색을 하고 대답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송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고도 보름 가까이 국방장관직을 수행 중이다. 송 후보자의 음주 운전 은폐 의혹, 계약서 없는 고액 자문료(월 3000만원) 수수 논란, '계룡대 납품 비리 사건' 수사 무마 의혹, 네 차례 위장 전입 등 각종 의혹이 드러나면서 야당들이 일제히 그의 임명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 장관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6월 30일 임명됐다. 지난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에 맞춰 다른 국무위원들과 함께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그 후 두 달간 계속 국방장관을 맡고 있지만 그의 일상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장관은 매일 아침 국방부 실·국장(1·2급), 합참 본부장(중장)들과 하던 조찬 간담회를 중단했다. 국방 정책 보고는 지난달 7일 부임한 서주석 국방 차관에게 하도록 했고, 자신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일부 안보 현안만 선별적으로 챙기고 있다. 국회 상임위 출석처럼 장관이 꼭 가야 하는 행사를 빼곤 외부 행사에 거의 가지 않고 있다. 부대 시찰도 그만뒀다. 점심·저녁 약속도 거의 잡지 않고 업무 시간이 끝나면 한남동 공관으로 직행하는 날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런 한 장관을 대신해 서 차관이 각종 외부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름만 장관일 뿐 사실상 서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 달 정도면 끝날 것으로 생각했던 문재인 정부와의 '동거'가 길어지면서 한 장관은 예상치 못한 '고초'도 겪었다. 지난 5월 말 청와대가 느닷없이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 사실을 보고 누락했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이 일로 한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까지 받았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아들 결혼식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렀다고 한다.

퇴임이 예고된 국방장관이 두 달째 억지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개인적 차원의 어려움을 넘어서 우리 안보에도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무엇보다 군 조직 전체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4월로 예정됐던 장성급 정례 인사가 미뤄지면서 상당수 군단장과 사단장들이 임기를 넘겼다. 요즘 군에서는 어딜 가나 온통 인사 얘기뿐이다. 거듭되는 북의 미사일 도발 때문에 군 전체에 비상이 걸려 있다고 하지만 인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군이란 조직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 상황을 "6·25 전쟁 이후 최대 위기"라고 했다. 그렇다면 논란 많은 '국방장관 인사'에서 비롯된 불확실성부터 제거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0/20170710026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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