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4대 무역국' 인도 총리 만나 對北제재 꺼낸 건 이례적]

모디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북한문제 신속히 해결해야"
내달 G20선 푸틴과 北문제 논의… 참모들에 "양자회담 일정 잡아라"
국제적 제재 그물망 촘촘히 짜며 北 고사작전 본격화하려는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권은 엄청난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다"며 "북한에 뭔가를 해야 하고, (북한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신규 제재에 인도가 동참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이 인도 총리를 만나서까지 대북 제재를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초 독일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 대북 제재의 그물망을 촘촘하게 짜고 있다"고 했다.

2016년 기준으로 북한의 주요 교역국은 중국·인도·필리핀·러시아 순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초 시진핑 주석을 만나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이끌어 낸 데 이어 최근 인도·러시아 지도자와 잇달아 만나는 것은 '북한 고사(枯死) 작전'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디 총리가 이번에 대북 제재에 추가로 동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인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북한에 무기 수출을 중단했고, 식품·의약품을 제외한 물품의 수출은 전면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정상과의 회동에서 한 북한 관련 발언 정리 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인도 총리에게 "(북한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그만큼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로켓 엔진 실험을 하는 등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본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산 군사 장비를 사기로 결정한 인도 정부에 감사를 표하며 "두 나라의 관계는 매우 매우 강력하다"고 했다. 이날 미 국무부는 인도에 미국산 드론(20억달러) 및 C-17 대형 수송기(3억6500만달러) 판매를 승인했다. 일각에선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인도에 대한 이 같은 무기 판매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음 달 7~8일 열리는 G20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지난 5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당시 백악관은 "두 정상이 북한의 매우 위험한 상황에 대한 최선의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발표했었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정치적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명분으로 북핵 문제를 활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AP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 반대에도 G20 기간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 일정을 별도로 잡을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아세안 국가들을 통해서도 대북 압박 작 업을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9~30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등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대북 제재 동참을 요구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지난 5월 초 아세안 10개국 외무장관들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북한에 대한 돈줄 차단과 외교 관계 축소를 요구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8/20170628003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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