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조사 결과 발표
사드 반입 6일 만인 5월 2일 출발, 총 490㎞ 비행… 사진 555장 찍어

- 7개국 제품 사용
한국산 모터, 미국산 GPS 안테나, 체코제 엔진… 항속거리 2배 늘어
 

북한이 최근 경북 성주의 주한 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기지를 정찰하기 위해 날려보낸 무인기는 최소 7국의 '다국적 부품'으로 제조됐으며, 항속 거리를 기존 무인기의 2배로 늘리는 등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무인기는 지난 8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발견됐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국정원·합참·경찰·국민안전처·기무사·정보사 등으로 구성된) 중앙합동정보조사팀과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무인기) 발견 당일부터 과학적 조사를 진행했다"며 "비행 경로 분석 결과 발진 지점과 계획된 복귀 지점이 모두 북한 지역이었다"고 말했다.

7국 제품 써 성능 향상

2014년 3월 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의 항속 거리는 250~300㎞ 정도였지만, 이번 무인기는 추락하지 않았다면 600㎞ 정도 비행이 가능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항속 거리가 2배로 늘어난 것이다.

국방부는 최근 북한이 성주 사드 포대를 촬영하기 위해 날려보낸 무인기를 21일 공개했다. 국방부는 “조사 결과 이 무인기는 지난 5월 2일 북한 강원 금강군에서 이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강원 인제에서 발견된 이 무인기는 사드 기지 등 사진 555장을 찍었다.
국방부는 최근 북한이 성주 사드 포대를 촬영하기 위해 날려보낸 무인기를 21일 공개했다. 국방부는 “조사 결과 이 무인기는 지난 5월 2일 북한 강원 금강군에서 이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강원 인제에서 발견된 이 무인기는 사드 기지 등 사진 555장을 찍었다. /남강호 기자

북한은 항속 거리를 늘리기 위해 고출력 엔진을 탑재했다. 백령도 무인기는 엔진 배기량이 35㏄였지만, 인제 무인기는 체코산 50㏄ 엔진을 장착했다. 또 더 많은 연료를 싣기 위해 다른 탑재 장비 중량을 줄였다. 인제 무인기의 연료 탱크 용량은 7.47L로, 백령도 무인기(3.4L)의 2배가 넘었고, 카메라 무게는 약 900g(일본 니콘 D800)에서 약 400g(일본 소니 알파7R)으로 줄였다. 배터리도 백령도 무인기에 썼던 용량(2600㎃h)의 2배인 5300㎃h짜리를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최소 7국 부품을 무인기에 사용했다. 엔진은 체코제였고, 비행 조종 컴퓨터는 캐나다 회사(마이크로파일럿) 것을 썼다. 이 밖에 GPS 수신기는 스위스(유블록스), GPS 안테나는 미국(트림블), RC 수신기와 카메라는 일본, 배터리는 중국 제품이었다. 날개를 움직이는 서브 모터는 한국 하이텍RCD 제품이었다.

사드 배치 6일 만에 정찰

북한 무인기 경로도

무인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비행 조종 컴퓨터에 저장된 비행 기록과 사전 입력된 비행 계획을 분석한 결과, 이 무인기는 지난달 2일 오전 10시 북한 강원도 금강군에서 이륙,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지나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 상공에서 선회한 뒤 발진 지점으로 복귀하던 중 오후 3시 33분 인제군 야산에 추락했다. 이륙 5시간 33분 만이었다. 이런 비행 경로는 기체에 탑재된 카메라 메모리에 저장된 사진 555장의 촬영 순서와도 일치했다. 순항 속도는 시속 90㎞, 비행 고도는 2.4㎞, 총비행 거리는 490여㎞로 조사됐다. 추락 원인과 관련, ADD 관계자는 "엔진 비정상으로 비행 속도가 떨어지고 연료가 과다 소모됐다"며 "이에 따른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북 무인기가 이륙한 지난 달 2일은 주한 미군이 지난 4월 26일 사드 기지에 레이더와 발사대 2기 등을 반입한 지 6일이 지난 시점이다. 군 관계자는 "비행 경로를 보면 발진 지점에서 사드 기지를 향해 정남향으로 내려왔다 사드 기지 촬영을 마친 뒤 곧바로 북상했다"며 "사단·군단 차원의 일상적 정찰보다는 전략적 목적을 띤 정찰총국 등의 치밀한 작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2/20170622003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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